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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담은 진관사에서 사찰음식을 만나다

자연 그대로를 먹는 “전통사찰음식‘의 명소
蔬食ㆍ小食ㆍ笑食 등 3소식

이희경 (leeheekyoung@hotmail.com)

2018-07-16 페이스북 트윗터 kakao 목록 보기

 

진관사에 여름이 잦아들었다. 바로 몇 달 전 언 땅을 헤집고 나왔던 연녹색 나뭇잎들은 어느 새 진초록 옷으로 갈아 입었고 삼각산을 시원한 푸른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초록빛 그늘에 서서 굽은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물소리를 듣노라면 나도 자연의 일부였음을 새삼 깨달으며 ‘자연(自然)스러워’지는 느낌에 빠진다.

 

시간이 갈수록 물질문명은 발전하고 있지만 바쁜 도심을 벗어나 캠핑이나 트레킹을 통해 자연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듯이 식생활에서도 자연 본래의 맛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음식문화로 자연주의 지향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문구에서 고무된 사람들이 나를 채우는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풍조와 함께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사찰음식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대단하다. 뉴욕의 미쉐린 레스토랑 셰프들이 사찰음식의 레시피를 배워 서양요리에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BBC에서 백양사의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은평구에 있는 진관사는 ‘자연 그대로를 먹는’ 전통사찰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백악관의 부 주방장이 콩국수와 오이소박이 레시피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마침 사찰음식의 시연과 시식을 겸하는 행사가 있어 방문해 보았다.

 

진관사의 사찰음식

 

은평구에 있는 진관사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천년 고찰이다. 헌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진관조사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지은 곳으로 1011년에 건립됐다.

 

조선시대에는 태조 이성계의 명에 따라 죽은 자와 산 자를 아우르는 범국민적인 불교의식인 수륙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6.25전쟁을 겪으며 폐허가 되었는데 1963년에 진관스님이 오시며 재건하기 시작했다.

 

진관스님은 전쟁 이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진관사를 방문하는 불자들에게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곤 했는데 이 정성과 손맛이 현재까지 음식을 준비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과정을 하나의 수행으로 삼는 비구니들의 수행처가 됐다. 또한 진관스님에 이어 현재 주지로 계신 계호스님은 진관사 사찰음식의 전통을 이어가며 건강한 음식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사찰음식의 특징

 

사찰음식은 기본적으로 수행자를 위한 음식이다. 따라서 정신을 흐트러트릴 수 있는 자극적인 재료인 오신채(五辛菜)를 쓰지 않는다. 오신채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홍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홍거 대신에 양파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한국 사찰음식의 특징 중 하나는 인공조미료 대신에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버섯가루, 다시마 가루, 제피가루, 들깨가루, 날콩가루 등의 천연 조미료를 사용해 각종 국물과 무침, 조림, 김치 등을 만드는데 이것이 영양상의 불균형을 해소 하고 음식의 풍미를 더해 주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다양한 장류를 음식에 사용하는 것이다.

 

주로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는 우리나라 전통 사찰의 특징상 겨울에 큰 눈이 오면 외부와 고립이 돼 음식을 조달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위해 음식을 저장하는 방법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저장식품으로는 간장, 고추장, 된장, 식혜 송차 등이 있다. 서양의 요구르트나 치즈처럼, 이러한 장류들은 익어가며 ‘발효’되고 그 과정에서 미생물 등의 각종 효소를 분비한다.

 

이런 발효음식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영양소와 독특한 맛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사찰음식에 깊은 맛을 더했다. 발효음식에서 생겨나는 영양소는 깊은 맛을 내는 동시에 건강에도 좋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고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어 각종 성인병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각종 장아찌, 초절임, 소금 절임을 비롯해, 미리 말려 두었다 쓸 수 있는 튀김류와 부각류, 김치 등의 저장식품은 영양소의 파괴를 줄이면서 채소에 모자라는 영양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했다.

 

사찰음식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모든 음식에 파, 마늘과 갖은 양념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나는 사실 사찰음식의 맛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사찰음식을 통한 힐링

 

건강에 좋은 샐러드 정도로 생각하고 간 나는 테이블에 놓여 있는 다양한 음식의 가짓수에 한 번 놀라고 입안에 감도는 감칠맛에 또 한 번 놀랐다. 야채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김치와 갖가지 산나물, 연근과 감자를 이용해 쫄깃한 식감을 살린 전부침 등은 고기반찬이 없어도 입맛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I love garlic, I love onion’을 외치며 사찰음식의 맛에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며 동행했던 외국인 친구 역시 사찰음식의 맛에 반한 듯, 이제야 왜 달마도에 나오는 달마의 배가 둥그런지 알겠다며 농담을 했다.

 

식당 벽을 보니, 다음과 같은 3가지 소식 캠페인 문구가 적혀 있다.

 

소식(蔬食) : 가능하면 육식을 삼가고 채식을 합니다.

소식(小食) : 과식을 삼가고 건강을 유지할 최소한의 양만을 섭취합니다.

소식(笑食) : 모든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습니다.

 

그 중에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으로 다가 왔다. 자연이 만들어 낸 재료에 정성을 담아 음식을 만들어 낸 많은 이들의 노력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긴 쌀 한 톨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입고 있는 티셔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담겨있던가. 새삼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감사함이 든다. 사찰음식을 먹은 덕분일까. 성불에 한 걸음 다가간 느낌으로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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