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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쥬(Hermitage) 미술관

3백만여점의 컬렉션을 담고 있는 화려한 궁전

이희경 (leeheekyoung@hotmail.com)

2018-10-12 페이스북 트윗터 kakao 목록 보기

 

지난 봄,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 전시회를 갖기도 했던 에르미타쥬 (Hermitage) 미술관은 러시아에서 유럽문화의 분위기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어로 ‘은신처(Ermitage)’라는 뜻을 가진 ‘Hermitage’는 표트르 대제의 딸 엘리자베타 여왕이 수집한 약 225점의 미술품을 귀족들과 함께 감상하기 위해 겨울 궁전 옆에 작은 건물을 세운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1754년에 예카테리나 2세가 유럽에서 수집한 약 4000여점의 미술품이 추가되면서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크며 루브르, 대영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술관이 됐다.

 

네바강가에 위치한 에르미타쥬 미술관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네바강가에 자리잡고 있다. 라도가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핀란드만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 가는 길목에 위치한 네바강은 수많은 유람선이 떠다닐 만큼 크고 깊으며 아름답다. 백야현상이 나타나는 여름에는 밤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주변을 붉히는 노을을 바라보며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에메랄드 색의 화려한 건물 외관이 돋보이는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원래 300년전 표트르대제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할 때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 세운 작은 궁전에서 비롯됐다. 건축가 라스트렐리가 설계해 예카테리나 대제 시절에 완성 된 바로크양식의 이 건물이 겨울궁전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현재는 큰 에르미타쥬, 작은 에르미타쥬, 새 에르미타쥬, 에르미타쥬 극장 그리고 에르미타쥬 미술관등의 다섯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을 이루고 있다.

 

유럽미술품의 최대 컬렉션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13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화가들과 네덜란드 플랑드르, 프랑스의 바로크 화가들이 그린 걸작을 비롯해 조각, 응용미술 작품 등을 비롯해 다양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럽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유명 컬렉터들과 귀족들로부터 작품을 계속 사들이며 컬렉션을 구축했던 예카테리나 대제에 이어 1815년에는 알렉산드르 1세가 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으로부터 렘브란트의 그림 38점을 구입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렘브란트 컬렉션을 가지게 됐다. 에르미타쥬 미술관이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등과 차별화되는 것 중의 하나는 두 박물관이 제국주의 시대에 다른 나라를 정복해 빼앗아 온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반해 이곳은 왕족이나 부자들이 자기 돈을 주고 구입한 작품과 유명 화가를 초청해 그린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20세기 초에는 부유한 상인 집안 출신의 두 러시아 기업가인 세르게이 슈킨과 이반 모로조프가 고갱, 마티스, 피카소등의 20세기 회화 작품을 수집하며 거대 한 컬렉션을 이뤘다. 1917년에 발생한 볼셰비키 혁명으로 안타깝게도 그들의 수집은 중단되고 그들이 소유했던 작품들은 국가에 몰수되었지만, 그 덕에 현재는 러시아인 모두가 20세기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겨울궁전의 화려함은 여전히

약 3백만여점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에르미타쥬 미술관은 지금까지 한 번도 빛을 보지 못 한 작품들도 있을 정도로 많은 소장품을 가지고 있다. 120개의 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의 양도 상당해 1, 2, 3층을 오르내리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하루를 꼬박 보내도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가이드 북에는 관심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따라 동선을 미리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 보면 계획했던 동선은 무의미해지고 미로처럼 연결되어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건물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한 때는 궁중생활의 중심 역할을 했던 겨울 궁전의 크고 작은 방들을 거닐다 보면 어느 새 작품은 뒷전이 되고 각각의 방이 가진 화려하고 고유한 디자인에 매료된다. 특히 하얀 대리석과 모자이크, 금장식이 인상적인 파빌리온 홀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이 곳을 가득 채웠을 화려한 옷차림의 귀족들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들뜬 대화들, 흥겨운 무도회 연주곡들이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20세기 회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신관

만약 20세기 회화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에르미타쥬 맞은 편에 있는 신관으로 가 보자. 세르게이 슈킨과 이반 모로조프가 수집 했던 고갱과 마티스, 피카소, 모네등의 작품은 원래 러시아 군대의 사령 본부가 있던 곳을 개조해 놓은 해군 참모 본부 건물에 있다. 에르미타쥬 미술관 티켓으로 입장할 수 있는 이 곳은 에르미타쥬의 고전적이고 화려한 장식과 달리 모던하고 세련되게 꾸며 놓아 색다른 느낌으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에르미타쥬 미술관과 신관 사이에는 궁전광장이라 불리는 드넓은 광장이 있다. 전시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밤 9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후의 느린 햇살을 머금고 있는 광장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강한 억양의 러시아어로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며 버스킹하는 가수 주변으로 편안히 앉아 음악을 감상하는 시민들, 스쿠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수세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던 미술관 산책을 끝마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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