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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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인 박셀바이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상장된 지 4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며 회사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7배 넘게 상승한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 것에 더해 주가가 큰 낙폭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2020년에 국내 증시에서 가장 돋보였던 산업은 제약·바이오 업종이었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진단키트와 치료제, 백신 등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이 그 배경이다. 특히 신풍제약의 경우 주가 상승률이 1600%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기업공개를 실시한 ‘새내기’ 제약·바이오 기업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작년에 주식시장에 데뷔한 제약·바이오 종목 대부분이 공모가보다 연말에 주가가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고 그중에서도 으뜸은 박셀바이오였다.

회사의 현재 주가(1월 11일 기준)는 22만원으로 이는 공모가 대비 약 1367% 상승한 수준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박셀바이오가 ‘제2의 신풍제약’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2010년 2월에 설립된 박셀바이오는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와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CAR-T 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T cell) 치료제 등 항암면역 세포치료제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임상2상을 진행 중인 간암세포 치료제 ‘Vax-NK’ 등이 있다.

박셀바이오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말 무렵부터였다. 작년 9월 22일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데뷔 첫날’부터 주가가 삐걱댔다. 회사의 공모가는 3만원이었으나 시초가는 2만 7000원에 형성했고 첫날 종가는 2만 1300원을 기록했다.

이후 1달간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10월 26일에 주가가 3만 17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넘겼고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러한 강세는 연말까지 계속돼 11월 30일에는 9만 3400원, 한 달 후인 12월 30일에는 16만 7300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박셀바이오의 주가가 무상증자 권리락 ‘당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박셀바이오는 지난 12월 14일,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즉, 기업의 발행주식 수가 기존보다 2배 늘어나며 주식의 가치는 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권리락일인 12월 30일에 박셀바이오의 주가는 기존의 절반 수준인 15만 31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회사의 이날(12월 30일) 주가가 전일 대비 29.99% 급등하며 16만 73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전날인 29일에도 상한가(30%)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무상증자 권리락일에는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식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새로운 주식을 사들여도 신주를 받을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셀바이오의 경우, 오히려 권리락 당일에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상승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축년 새해가 되자 급등세가 더욱 가속화된 것.

올해 첫 주식 거래일인 1월 4일에 박셀바이오의 주가는 전장보다 29.95% 오른(5만 100원↑) 21만 7400원에 장을 마감했고, 한국거래소는 박셀바이오를 투자위험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5일 종가가 지난해 12월 30일 종가(16만 7300원)보다 40% 이상(23만 4300원) 높을 경우 6일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것이다.

위험종목 지정 예고를 비웃기라도하듯 박셀바이오의 1월 5일 주가는 전일 대비 20% 가까이 상승한 26만 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박셀바이오의 주식은 6일 하루 간 거래가 정지됐으며 이는 새해 첫 투자위험종목이자 거래정지 사례가 됐다.

거래정지가 풀린 7일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26만 9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8일과 9일에는 각각 –14.8%(3만 9800원↓)와 –4.2%(9700원↓)가 떨어지며 큰 낙폭을 기록했다.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는 “박셀바이오가 개발 중인 간암세포 치료제 ‘Vax-NK’가 임상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지만 아직 임상2상과 3상이라는 관문이 남아있다”라며 “미국 FDA에 따르면 임상1상과 2상에서의 성공률은 각각 63.2%와 30.7% 수준이다. 3상의 성공확률도 58.1% 정도다”라고 전했다.

박셀바이오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각 파이프라인별로 제품판매 매출 및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한 기술료 수익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파이프라인별 매출 발생 시점이 상이하고 연구개발이나 임상시험에 따른 비용 지출이 누적됨에 따라 2023년까지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을 시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코스닥 상장 공모를 통한 자기자본 증가로 ‘자본잠식·자기자본’ 요건에 해당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자체적으로 추정한 손익에 따르면 2023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5억원, -26억원이며 2024년에는 매출액 882억원, 영업이익 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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