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1차 목표인 무진행생존기간이 표준치료군 대비 6개월 연장됐다. 대단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고형암이 보통 2~3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다. 부작용도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특히 프로테아좀 억제제 문제인 신장 부작용은 표준치료군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아 상당한 강점이라고 본다."

다발골수종 치료제로는 첫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s, PI)로 허가, 내달 1일부터 급여가 적용되는 한국다케다제약 '닌라로(익사조밉)'에 대한 국내 의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다케다제약 다발골수종 치료제 '닌라로' 급여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

26일 한국다케다제약(대표 문희석)은 닌라로 보험급여 적용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의료 전문가들이 바라본 임상적 효능과 유효성, 급여 적용의 가치 등을 이같이 밝혔다.

급여 인정을 받기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꼬박 3년이 걸린 닌라로다. 위험분담제를 통해 오는 3월부터 '이전 치료에 실패한 다발골수종 환자 중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과 병용요법 시'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닌라로 처방 환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을 내원하면 된다. 복용은 주 1회, 월 3회 경구(1주기 28일)로 하면 된다.

이제 국내에서도 다발골수종 2차 치료 옵션으로 경구 3제요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입·통원에 따른 환자 부담과 비용 감소, 3제요법 치료제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데 의미를 가진다.

이에 김기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닌라로 주요 임상시험 결과와 RWE를 통해 확인한 안전성과 유효성 프로파일' 발표에서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김기현 교수

김 교수는 "3상 데이터를 보면 무진행생존율을 유의하게 연장했고, 부작용은 조금 증가했지만 환자가 감내할 정도의 수준을 보였다. 환자들의 삶의 질 또한 유지가 잘 됐다"며 여러 장점을 가진 약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닌라로가 임상에서 보인 결과를 예로 들며 "고위험군 유전변이가 위약군과 비슷하고 같은 PI계열인 보르테조밉을 사용한 환자가 70% 정도, 면역억제제 사용 비율도 비슷하게 배치된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고형암 고위험군 치료가 어려운데 일반적인 표준치료군 대비 다르지 않다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중요 평가 지표 중 재발까지 기간, 반응률, 반응 유지 기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며 그 가치를 전했다.

해당 임상은 다케다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환자 722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3상 임상시험인 'TOURMALINE-MM1' 연구다. 이 임상에서 닌라로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PI억제제인 닌라로와 면역억제제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을 병용 시 위약군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약 6개월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닌라로 3제요법 PFS가 20.6개월, 위약군이 14.7개월이었다.

특히 김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중요한 부작용 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닌라로 주요 이상반응을 보면 크게 혈액학적, 비혈액학적으로 나누는데 위약군과 닌라로 투여군 모두 혈액학적 부작용에서 큰 차이가 없어 환자가 감내할 수  있다. 같은 PI계열인 보르테조밉에서 문제인 신장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표준치료군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도 상당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닌라로 처방 우선 대상으로 신부전, 부정맥이 있는 환자나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발골수종 치료, 가능한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중요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RRMM) 치료의 최신 지견을 통한 RRMM 치료 가이드라인, 경구용 제제 필요성과 환자 혜택' 발표를 맡아 다발골수종 치료에 경구제 3제요법이 등장한 의미를 설명했다.

윤덕현 교수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다발골수종 치료제는 면역조절제제인 탈리도마이드, 레날리도마이드, 포말리도마이드이다. 그 다음이 PI억제제다. 익사조밉(닌라로), 보르테조밉(벨케이드), 카필조밉(키프롤리스)이 PI계열이다. 이중 유일한 경구제가 익사조밉이다. PI계열은 세포 내 처리가 필요한 변성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테아좀 활성을 억제해 비정상적인 단백질(M단백)을 축적,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이 외에도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경구 항암제인 알킬화제제(멜팔란,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스테로이드제제(프레드니솔론, 덱사메타손), 단클론항체 주사항암제(엘로투주맙, 다라투무맙), 세포독성 항암제(빈크리스틴, 톡소루비신, 베다무스틴) 등이 있다.

윤 교수는 "치료제 선택 시 이전 치료 반응, 위험 인자, 환장 콩팥 기능, 환자 선호도 등 질환과 치료제, 환자 특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그 기간이 짧아지기에 초기부터 효과적인 치료제 선택과 사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일단 발생한 이후 완치가 어렵다. 1차 치료 시 암 수치가 떨어져 일부 환자는 관해가 지속되지만 많은 경우 재발한다. 재발을 거듭할수록 다른 치료제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한 다발골수종 세포가 남은 상태가 돼 이전 치료보다 반응률, 관해율이 짧아진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재발이 반복할수록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게 되고, 안타깝지만 나중에는 어떤 치료에도 효과 거둘수 없게 된다. 그래서 가능한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제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약제를 쓰는 것보다 복합제가 훨씬 좋다. 실제 3~4차 치료로 가게 되면 환자에게 별로 선택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발골수종 환자 중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추뼈에 압박 골절이 생겨 거동이 불편해진다. 기존 PI 제제는 주사제로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경구제인 닌라로는 거동 불편 환자에게는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같은 PI계열인 벨케이드와 닌라로는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PI억제제와 비교 시 작용 기전을 감안하면 같은 계열에 있는 약제는 비슷한 작용 기전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한 가지 약제를 쓰는 것보다 복합제를 쓰는 게 제일 중요하고, 경구제는 복합요법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넓히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발골수종 3제요법 치료 전략, 과연 바뀔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

닌라로가 첫 경구제로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기존 KRd(카필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VRd(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를 닌라로 3제요법인 IRd(닌라로+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로 바꿀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기존 PI계열 주사제 대비 치료 효능이 우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닌라로는 병원 내원이 잦은 환자의 시간적, 비용적 부담을 줄여주지만 의료진과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항암 치료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김 교수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키프롤리스를 쓰기 어려운 환자가 있고,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 익사조밉을 쓰는 게 도움이 되는 환자가 있다. 두 약제를 서로 보완하는 게 의사나 환자에게 선택 옵션 증가 면에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윤 교수는 "면역조절제와 PI억제제를 병용할 때 가장 좋은 치료 효과를 본다. 이런 측면에서 환자에게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혈액암 일종인 다발골수종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대다수 환자와 보호자에게 낯선 질환이다. 무엇보다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는 약 20년 동안 10배 증가했다.

윤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16만건이 발생하는 림프종 다음으로 흔한 악성 혈액암이다. 환자 나이 중앙값도 66세로 젊은 병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5년 생존율은 50%를 전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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