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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최선재 기자]  오늘도 전국 곳곳의 환자들은 ‘괜찮은 의사’를 찾기 위해 수많은 병원을 돌아다닌다. 하지만 환자들은 좀처럼 자신에게 맞는 의사들을 찾지 못한다. 오히려 수개월 동안 고질적인 통증으로 고생하는 것이 일상이다. 

대형 포털 사이트를 뒤지고 지인 추천을 받아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지만 막상 다녀오면 불쾌한 기분이 떠나지 않을 때도 있다. 하루를 통째로 써버릴 정도로 간절하게 진료를 기다렸는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겪는다. 무겁고 암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유다. 

이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최근 어깨 통증을 치료한 기자의 후일담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배경이다. 환자들이 의사와 병원을 선택할 때 유용하고 효과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 생생한 후기를 내러티브 기획으로 전한다.

#첫번째 정형외과에서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X-레이부터 찍겠습니다”

방사선 치료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료에 앞서 X-레이부터 찍는다는 말에 미심쩍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질문을 참았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환자가 병원의 세부적인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아팠나요?”

젊은 의사가 건넨 첫 질문이다. “2주 전에 넘어진 이후, 왼쪽으로 누워 잘 때 어깨가 아팠습니다. 지금도 욱신거립니다”라고 답했다. 의사는 한참 동안 오른팔과 왼팔을 번갈아 올려보면서 “정확히 아픈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올릴 때마다 기자는 어깨의 중간 지점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입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많이 걸립니다” 

오십견에 ‘오십’이란 키워드가 유독 크게 들렸다. “제 나이가 35살인데 오십견이 걸릴 수 있나요?”라고 질문한 까닭이다. “주머니 모양의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이 오는데 그게 오십견입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오십견이 어떤 질병인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친 뒤 의사는 “오늘은 물리 치료 시간이 끝나서 운동만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X-레이 사진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오십견 진단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고 불친절했던 탓이다. 참다 못해 “뼈에 문제가 있나요”라고 질문했지만 의사는 “문제는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뼈에 문제가 없는데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또 질문하는 것을 참았다. 의사가 진료를 서둘러 마치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진료실 밖에서 대기하는 도중, 간호사에게 “약 처방을 해주셨느냐”고 물었다. 간호사는 처방전을 주고 약국 위치를 안내해줬다. 진료 시간 동안, 어떤 약인지, 약의 효과는 무엇인지, 얼마 동안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의사가 전혀 설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운동요법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총 진료비는 10400원, 약제비는 3100원이 나왔다. 1만 3600원의 비용을 썼는데도 X-레이 사진에 대한 설명과 약 처방과 운동요법을 공지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약 처방전에는 M750(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과 S5349(팔꿈치의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 및 긴장)이란 진단명이 보였다. 

3일 동안 하루 3번씩 약(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소화기용제)을 먹었는데도 통증에 대한 차도는 없었다. 오십견이란 진단이 더욱 석연치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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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정형외과에서 염좌 진단을 받았다

약을 복용하는데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환자들은 보통 약자택일의 상황에 놓인다. “그 의사를 한번 더 믿어볼까” VS “마음에 들지 않는데 다른 병원을 알아볼까”하는 상반된 생각 때문이다. 여기서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사의 태도다. 

환자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공급자의 ‘태도’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환자가 구름처럼 몰리는 병원이 아닌 이상, 환자들은 의사들(의료 서비스 공급자)이 충분한 진료 시간 속에서 환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하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를 바란다.

결국 첫 번째 정형외과 의사에게 어깨를 맡길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다. 무엇보다, 질문할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었다. 

6일의 시간이 흐른 뒤 두 번째 정형외과를 찾았다. 진료 도중  다른 의사에게“오십견 진단을 받았는데 정말 오십견이 맞는지 궁금합니다”라는 질문을 했다. 의사는 “30대에 오십견이 올 확률은 상당히 적습니다”며 “X-레이와 초음파를 일단 찍어보고 말씀드릴게요”라고 대답했다.

앞서 병원에 비해 이곳은 단순히 어깨뿐 아니라 목(경추) 주변부 X-레이 촬영을 진행했다. 의사는 “오십견이 아니라 단순 염좌에요, 어깨가 살짝 부었습니다. 프롤로 치료를 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프롤로 테라피는 염증 등이 발생한 조직에 증식제를 투여하는 주사 치료로 근골격계 통증 완화에 널리 사용하는 방법이다. 주사 치료실에 들어가서 프롤로 치료를 받기 위해 대기했다.

의사는 주사 치료를 하기 위해 "어디가 제일 많이 아파요”라고 물었다. 손가락으로 왼쪽 어깨의 중간 지점을 짚은 순간, 의사가 프롤로 주사를 3번 놓았다. 그 이후 간호사는 프롤로 주사에 대해 아래와 같은 주의사항을 건넸다. 

“증식 치료 주사제에 의한 약한 염증 반응으로 주사 부위에 48시간까지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점차 통증이 감소하지만 1~2일 정도 얼음 찜질을 하시면 증상 완화에 좋다.”

“오십견은 아니다”라는 의사의 말에 잠시 안도하면서 주의사항을 천천히 읽고 진료실 밖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16만원”이라는 진료비 액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초음파, 마취주사, X-레이, 프롤로를 모두 합쳐 나온 액수였다. 병원에서는 “실손보험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의사가 진단과 처방과정에서 금액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약은 해열진통소염제, 골격근이완제, 소화성궤양용제 등을 처방받았다. 진단명은 S134(경추의 염좌 및 긴장), S434(어깨 관절의 염좌 및 긴장)이었다. 앞서 정형외과의사 내린 진단명은 M750(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과 S5349(팔꿈치의 상세불명 부분의 염좌 및 긴장)였다. 같은 정형외과 의사의 진단명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사실도 의아한 부분이었다. 

유감스럽게도 프롤로 주사를 맞은 이후에도 어깨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5일이 지났는데도 어깨 통증은 좋아지지 않았다. ‘16만원’이란 거금(?)을 투자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벌써 어깨 통증으로 고생한 시간이 한달이었다. 두 곳의 병원에서 20만원을 투자했지만 어깨는 여전히 아팠다. 환불이나 재진료를 요구하고 싶었지만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최기자의 어깨 통증 치료 후일담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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