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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최선재·김응민 기자] 제약·바이오업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상당수의 기업들이 역성장하거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실패한 것이 그 배경이다.

1일 팜뉴스는 2020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 주요·대형 제약바이오사 50곳(누계 매출 기준)의 공시자료를 분석했다.

우선 전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곳은 조사대상 50개 기업 중에서 18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곳 중 3곳이 넘는 회사가 외형성장에 실패한 것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상황이 더욱 좋지 못했다. 영진약품과 삼천당제약, 대웅제약 등 14개 기업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메디톡스와 안국약품, 테라젠이텍스는 적자전환을, JW중외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명문제약은 적자지속인 상태로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익성의 또 다른 지표인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한미약품과 동아ST, 하나제약, 경동제약 등 20개 회사가 작년보다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고, 대한뉴팜과 영진약품 등 5개 기업은 적자로 전환했다. 부광약품이나 명문제약 등 5개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종합하자면 조사대상 50곳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기업은 18곳이었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전환·지속을 기록한 곳은 20곳,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전환·지속으로 집계된 회사는 무려 30곳에 달했다. 

상당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성장에 부진을 겪거나 내실이 악화된 셈이다.

≫ 유한양행 녹십자, TOP5 왕좌 ‘수성’ 

주요제약사 TOP5 매출 지형도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최다 매출의 주인공은 1조 8491억원을 기록한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이 2019년도 5위에서 1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것. 

셀트리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88.4% 상승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5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74.3% 성장했다. ‘트리플 크라운’ 호실적으로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독보적인 1위를 달성한 이유다. 셀트리온 스킨케어 역시 1조 627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의 활약은 ‘트룩시마,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 확대로 공급량이 늘어난 탓이다. 제1공장 증설 시설의 생산 효율성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TOP5’를 수성했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6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올랐다. 비록 1위를 셀트리온에 내줬지만 올해 3위를 차지하면서 전통 제약사의 체면을 지켰다. 

유한양행은 수익성 지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842억원으로 전년대비 572.2% 늘면서 TOP5 중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904억원으로 420.1% 증가했다. 

특히 토종 신약 ‘렉라자’가 유한양행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과 렉라자정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2차 마일스톤으로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 지난해 11월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아미반타맙 병용투여 임상 3상 진입했기 때문이다. 

GC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 1조 5041억원으로 유한양행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0.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89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TOP5 기업 중 전년대비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890.9%으로 단연 으뜸이었다. 

이는 GC 녹십자의 간판 제품인 ‘백신’의 활약 탓이다. 금융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신 매출은 2019년 3001억에서 지난해 3613억원으로 전년대비 20.4% 증가했다. 혈액제제와 일반제제 매출이 미진한 증가율을 보였지만 백신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 코로나19 특수로 ‘최대 수혜’ 본 기업, 씨젠

조사기업 중 가장 높은 매출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으로 확인됐다. 

씨젠의 2020년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125억원, 6761억원이었는데 전년 매출액은 1219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으로 증가 폭이 무려 823%, 2916%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2020년 5031억원으로 전년인 267억원보다 1784% 증가한 수치다.

또한 회사는 지난 12일, 이례적으로 올해 1월과 2월의 잠정 매출액을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씨젠의 올 1, 2월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은 약 2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1%(290억원↑) 증가했다. 

회사 측은 “관세청에서 발표된 자료로 씨젠 매출에 우려를 표하는 주주들에게 정확한 실적과 기업가치를 전달하고자 공시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 내실 다지기 실패…수익성 악화 ‘빨간불’

기업 본연에 의한 핵심이익으로 중요도가 높은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JW중외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 명문제약 등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JW중외제약의 경우, 영업손실 규모를 190억원에서 13억원으로 적자 폭을 90% 이상 줄이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회사 측이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피타바스타틴) 등 핵심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했고, 코로나19로 영업·마케팅 방식이 전환되며 판관비가 절감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JW중외제약과 함께 코오롱생명과학도 적자가 소폭 줄어들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명문제약은 오히려 영업손실이 2019년 142억원에서 2020년 289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안국약품과 테라젠이텍스, 메디톡스 등은 영업이익이 2020년 들어서면서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메디톡스는 2019년 영업이익이 256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엔 영업손실 37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대웅제약과의 균주도용 소송 등에 투입된 비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톡스 측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주요 품목에 대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처분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식약처 품목허가 취소와 처분에 대한 소송비용 및 미국 ITC 균주소송 비용 등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영진약품(99억원→3억원, 96.2%↓), 삼천당제약(252억원→55억원, 78.1%↓), 대웅제약(446억원→169억원, 62%↓), 부광약품(95억원→40억원, 57.8%↓), 한미약품(1038억원→489억원, 52.9%↓), 종근당바이오(154억원→76억원, 50.6%↓) 등의 기업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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