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재훈교수(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

2020년 8월 Corsi 등이 “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4월 1일부터 2012년 3월 31일 사이에 카나다 온타리오에서 출생한 아이들을 후향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출생 전에 엄마가 대마를 사용한 경우 자폐 유발율이 0.4%로 그렇지 않은 경우0.24%에 비해 유의적으로 높았다.

2020년 2월, Roncero 등이 PubMed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하여 조사·분석한 결과에서도, 미국의 임산부 중 3.4∼7%가 대마를 사용하며 임신 중 대마의 사용은 ADHD와 양극성 정동장애의 발현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 Peker 등도 청년기 과행동형과 주의력결핍형 ADHD 모두 대마사용자에서 높게 발현된 것으로 보고하였다.

다른 연구에서 임신 중 대마사용은 조산(정상인 6.1%; 대마사용자 12%)과 태아의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0년 4월 발표된 Dharmapuri 등의 연구에 따르면, 임신부터 수유 중에 마리화나를 피운 산모의 젖을 먹은 아이가 1년 지났을 때 운동 발달 저하가 나타난 반면, 수유 중에만 마리화나를 피운 산모의 아이는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뉴질랜드의 청소년(13∼17세)과 성인(38세) 242명의 IQ를 조사·분석한 결과 주 4회 이상 지속적으로 대마를 사용한 성인의 IQ가 정상군에 비해 약 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 Power가 발표한 논문에서도 아동기와 청소년기 대마노출은 약 2점의 IQ 감소를 유발하였다. 발생기나 발달기에 대마에 노출된 아이들에서 뇌의 구조적 차이도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Hurd는 대마가 뇌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계를 아래 그림과 같이 제시하였다.

반면, Aran은 2021년 2월 Molecular Autism에 자폐환아를 대상으로 대마추출물의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예루살렘의 Shaare Zedek 의료센터에서 이전에 대마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는 5∼21세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시험 대상자들에게 올리브유에 순수 CBD를 녹인 액 또는 CBD(20)+THC(1) 혼합액을 투여하여 자폐 증상을 확인하였다. 12주간 1mg/kg에서 시작하여 10mg/kg까지 증량하여 경구투여 하였다. 자폐 정도를 평가하는 도구로서 Clinical Global Impression Scale—Severity(CGI-S)가 사용되었다.

그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순수 CBD와 CBD(20)+THC(1) 혼합액을 투여한 모두에서 유의성있는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이 결과는 CBD 또는 CBD 함유 추출물의 투여가 자폐 치료에 유효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20년 6월 Efron 등이 발표한 논문에서, CBD가 발달장애에 유효할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지적 장애와 함께 Severe behavioural problems(SBP)를 가진 8∼16세 아동 88명에게 98% CBD Oil 5∼20 mg/kg을 8주간 투여하는 파일럿 연구를 카나다 멜버른에 있는 Royal Children's Hospital에서 수행하였고, 희망적인 결과와 함께 확대 연구의 타당성을 제시하였다.

Fleury-Teixeira 등의 연구에서도 CBD 고함량 대마추출물 투여가 자폐증상을 완화하였다. 6∼17세 18명(여5명, 남13명)의 자폐 환아에게 CBD:THC=75:1 함유 표준화된 대마추출물 캡슐을 초기 용량 ∼2.9mg/kg/1일으로 시작하여 6.45mg/kg/1일로 증량하며 최소 6개월간 1일 2회 투약하였다. 그 결과 아래 그림과 같이 관련 여러 증상들이 개선되었다.

표 설명. CBD 다량 함유 추출물의 자폐 관련 증상 완화 효과[Front Neurol. 2019; 10: 1145] 약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BD: 행동장애; MD: 운동 결손; AD: 자율성 결손; CSID: 소통-사회성 결손; CD: 인지 결손; SD: 수면장애; SZ: 경련성 발작

ADHD 환아에게 an oral spray containing 1:1 ratio of THC:CBD=1:1 함유 경구 스프레이 투약 시 주의력결핍은 개선되지 않았지만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개선되었다. Poleg 등의 보고에 따르면 동물 모델에서 THC가 공격성을 약화시킨 반면 CBD는 유의적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또한, 실험동물에서 CB-수용체 효능제인 WIN 55,212-2나 THC의 단독투여와 THC+CBD 투여가 자폐의 대표적 증상인 사회성 결손을 개선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폐와 ADHD 등과 같은 발달 장애에서도 대마 또는 칸나비노이드는 양면적 반응을 유도한다. 태아나 성장기에 대마에 노출되면 발달 장애 유발율이 높아지지만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자폐 등과 같은 발달장애를 가진 환아들에게 대마는 여전히 희망적일 수 있다.

자폐에 대한 CBD의 증상 개선 작용은 glutamate와 GABA 신경 조정 작용과 내인성 칸나비노이드 대사효소인 FAAH에 대한 억제작용, 면역조정과 항염 등을 통한 신경보호 작용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algado와 Castellanos가 그들의 논문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일부 임상적 효용성이 밝혀졌지만 현장의 의사들을 설득하기에 충분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미국 FDA도 여러차례 자폐 등의 발달장애에 CBD와 대마류의 사용 위험성을 경고하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 NIH의 NIDA와 WHO는 CBD를 “generally well tolerated with a good safety profile”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CBD의 임상시험 시도를 촉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하여 그 효용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의 축적만이 임상의들의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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