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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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의약품유통업계가 지난 한 해 동안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경영 측면에서는 오히려 어려움이 심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의 지난해 조마진율이 6.6%로 전년(6.9%)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의약품유통업체 126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들의 총 매출 합계액은 22조 1917억원으로 전년(19조 4442억원)보다 14.1% 성장했지만, 조마진율은 6.6%로 지난해(6.9%)보다 오히려 0.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유통업체들이 제약사로부터 얻는 수익(마진)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상세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을 마진으로 인식해 매출액에서 매출총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마진율’을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의 수익성을 추정할 수 있다.

조마진율이 높다면 해당 기업이 판매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수익성이 높고, 이를 통해 남기는 이윤도 크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조마진율이 낮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낮다는 뜻이다. 즉, 회사가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가에 대한 척도를 제공하는 셈이다.

문제는 현재 의약품유통업계의 평균 조마진율이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인 8%대에 한참 못 미치는 6.6%인 상황이며, 이마저도 해가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조마진율이 8% 미만을 기록한 유통업체는 총 81곳으로 전체 조사대상 중에서 64%를 차지했다. 의약품유통업계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

이 중에는 매출액 1조원을 넘기며 ‘빅3’를 차지한 백제약품, 지오영네트웍스, 그리고 지오영이 모두 포함됐다. 특히 업계 1, 2위인 지오영과 백제약품의 지난해 조마진율은 각각 6.6%, 4.2%로 전년(백제약품 7.0%, 지오영 4.9%)보다 –0.4%, -0.5%씩 감소했다.

국내 의약품유통업계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마저도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조마진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

이뿐만이 아니다. 조마진율이 8% 미만인 업체 81곳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45곳이 전년보다 조마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마다 편차는 있었지만, 작게는 –0.1%에서 많게는 –10.8%까지 전년보다 조마진율이 줄어들었다.

한편, 조사대상 중에서 10% 이상의 조마진율을 기록한 곳은 32곳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케이피엘팜이 조마진율 39.3%로 가장 높았다. 케이피엘팜은 명문제약이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지난 2017년에 유통사업부문을 케이피엘팜에 18억원 규모로 양도했다.

이외에도 영웅약품(32.4%), 다림양행(31.4%), 해운약품(31.4%), 지리페(30.4%), 신장메디칼(25.1%), 무지개약품(24.4%), 효성약품(22.9%), 명진팜(20.5%), 비아다빈치(19.1%), 녹원메디칼(19.0%), 킹스팜(18.3%), 서호메디코(17.4%), 동진팜(17.3%), 제이앤티팜(16.7%), 리드팜(16.4%), 비즈메디코리아(16.0%) 등의 업체가 그 뒤를 이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업이나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매출총이익률(조마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수익성이 크다”라며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매출총이익률이 40% 이상이면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으로 간주했다. 근본적으로 조마진율이 낮으면, 아무리 내실경영을 추구해도 이익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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