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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멈춘 졸겐스마 허가, 희귀질환 환자들은 '오매불망'
1년 넘게 멈춘 졸겐스마 허가, 희귀질환 환자들은 '오매불망'
  • 김민건 기자
  • kmg@pharmnews.com
  • 승인 2021.04.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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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움직일 수 없지만 '사고 ·인지'하며 생명 잃어
전세계 38개국 사용에도 식약처 여전히 검토 중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 국내는 연간 20명 발생

[팜뉴스=김민건 기자] 전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척수성 근위축증(SMA)은 비극적인 희귀질환이다. 이 질환을 단 한 번의 투약으로 치료 가능한 '졸겐스마(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가 있지만 올해 안에 국내 허가를 기대할 수 있을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14일 팜뉴스 취재 결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발사인 한국노바티스에 추가 자료 보완을 요청하면서 허가 소식만 기다려온 환자들의 기다림이 길어지게 됐다. 희망적인 소식은 식약처가 보완 자료에 문제가 없다면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는 점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팜뉴스와 통화에서 "(허가가)빨리 나갈수록 희귀질환 치료 기회가 확대되는 만큼 신경쓰고 있다"며 "필요한 자료를 회사 측과 지속 상의해왔고 보완 자료가 접수되는대로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바티스 본사 차원에서 요청 자료를 얼마나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제약사, 환우회와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어려운 자료를 요청한 것도 아닌 만큼 소요 기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또한 졸겐스마 허가가 희귀질환 환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허가를 풀어낼 열쇠가 제약사에 있다고 보는 식약처의 시각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노바티스는 식약처 요청 자료를 최대한 빨리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문종민 SMA환우회 이사장은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인 만큼 식약처가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오래 고민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식약처 허가를 통과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신체 움직일 수 없어도 인지능력 정상인 '비극적 질환'

국내에서는 매년 20명 정도가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환자는 간단한 식사나 앉거나 걷는 등 움직이는 것조차 어렵다. 신체 내 근육을 생성하는 생존운동신경원(Survival motor neuron, SMN1)유전자 변이와 결핍으로 발생하는 치명적 희귀 유전 질환이기 때문이다.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세포 대부분 척수에 존재한다. SMN1 유전자가 운동신경 단백질을 만들어내며 SMN1 유전변이는 생존운동신경원 단백질 생성을 방해해 근육을 위축시킨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호흡에도 문제가 생긴다. 가장 심각한 척수성 근위축증 1형은 생후 6개월 이내 영아 초기부터 나타난다. 치료받지 않으면 2살이 되기 전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질환이 비극적인 이유는 신체 모든 근육이 약해져 자가 호흡이 어렵지만 환자의 정신과 인지·사고 능력은 살아있어서다. 환자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생명을 잃게 된다.

◆SMA환우회는 왜 졸겐스마 허가를 기다리나

국내에도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가 없는 건 아니다. 국내 첫 SMA치료제인 바이오젠 '스핀라자(뉴시너센)'와 로슈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가 있다.

스핀라자와 에브리스디는 SMN1 유전자인 SMN2를 보충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SMN2를 지속 투여해 질환 진행을 지연시키는 개념이다. 스핀라자는 척수강 내 투여가 필여하고, 그 이후 4개월 마다 투여해야 한다. 에브리스디는 1일 1회 구강요법인 경구용 액상제제다.

졸겐스마는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는 '유전자 대체 치료제(Gene replacement therapy, GRT)'로 기전 자체가 다르다. 한 번 투약 시 지속적으로 SMN1 단백질 생성이 가능한 '원샷 치료제'로 불린다. 환자별 치료제 선택 방식은 다르지만 기전적 차이로 인해 SMA환우회가 졸겐스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전자치료제는 미지의 세계다. 지난 2019년 12월 식약처 허가신청서 제출 이후 졸겐스마가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스핀라자가 허가신청 6개월 만에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에브리스디도 작년 11월 2일 허가된 점을 보면 극명하다.

식약처 허가가 1년 넘게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이후 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 기준이 높아졌고, 식약처 또한 더욱 조심스러워졌다고 본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될 졸겐스마에 대해 더욱 꼼꼼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미FDA가 2019년 5월 졸겐스마를 허가한 이후 일본과 유럽 등 전세계 38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환자가 투약받은 점과 비교해 국내 허가 속도가 매우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허가받아도 걱정은 '적응증' 

SMA환우회의 걱정은 허가 시기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있다. 식약처는 2020년 8월 3일 졸겐스마 희귀약 지정 내용을 변경하며 그 적응증을 ▲SMN1 유전자 결함이 있고 ▲SMN2 유전자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로 지정해 연령제한을 없앴다. 지난 2018년 12월 졸겐스마를 처음으로 희귀약 지정할 당시 2세 미만으로 제한한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이같은 적응증 변경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에서 매우 중요하다. 의료전문가들은 "척수성 근위축증은 발달이 늦어도 '지켜보자'는 접근 방식으로 질병 진단과 치료가 지연된다"며 "운동신경세포 손상과 질병 진행을 막기 위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신생아 선별검사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발병 시기에 따라 1형(생후 6개월 이내), 2형(생후 18개월 이내), 3형(생후 18개월 이후), 4형(성인기)로 구분한다. 졸겐스마는 임상 3상인 'STR1VE' 연구와 1상 'START' 연구에서 6개월 미만 SMA 증상이 있는 1형 환자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그 결과 자연적으로 나타날 수 없는 환자가 졸겐스마 투여 후 생존했으며, 한 달 이내에 급격한 운동 기능 개선이 나타났다. 특히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운동 발단 단계인 '도움 없이 앉기'가 불가능하다. 졸겐스마 투여 환자는 5년 이상 효과를 보였다. 
 
문종민 SMA환우회 이사장은 "감기 환자도 같은 약을 써도 예후가 다르듯 척수성 근위축증도 마찬가지다. 이 치료제가 반드시 24개월 미만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럽도 환자마다 예후가 다른 점을 고려해 적응증을 폭넓게 함으로써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많은 환우가 치료를 받으면 분명히 효과가 다를 수 있기에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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