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최근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치료제 화두는 한국다케다제약의 ‘닌라로(익사조티밉)’다. 닌라로는 2017년 7월 국내 첫 경구용 프로테아좀 억제제(Proteasome inhibitors, PI)로 허가받았지만 그간 보험 급여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지난 3월 1일 급여를 받음으로써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 ‘경구용 3제 요법’ 시대를 연 것이다.

다발골수종 치료의 어려움은 재발이 잦아 완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최근 다발골수종 치료 전략은 복약 편의성, 내약성, 일상 생활에서 삶의 질 등을 고려하는 추세로 흐르고 있다. 닌라로는 기존 다발골수종 1차 또는 2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 3제(주사제) 요법과 유사한 효능을 입증한데다 주 1회 복용 편의성과 입·통원 비용 감소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도 다발골수종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른 닌라로에 눈길을 줄 수 밖에 없다. 

팜뉴스는 한국다케다제약 본사에서 박영준 닌라로 브랜드 매니져(Brand manger, BM)를 만나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경구 3제 요법이 줄 수 있는 치료적 혜택과 마케팅 계획 등 얘기를 나눴다. 박영준 BM은 2019년부터 닌라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다케다제약 박영준 닌라로 BM

▶2017년 허가 이후 닌라로 급여 인정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9년 처음 닌라로 마케팅을 담당했을 당시 이미 2018년 2월 카르필조밉이라는 선발 약제가 위험분담제(RSA)로 급여 등재돼 있었다. 닌라로의 국내 급여 적용이 불투명한 상황이었고, 출시가 늦어진 이유도 RSA 정책으로 인해 급여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10월 후발 약제도 RSA가 급여가 가능하도록 정책이 바뀌면서 정부, 의료계와 긴밀히 협력했다. 닌라로가 왜 급여를 받아야하는 필요성을 알리는 등 다각적으로 노력했고 결국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미칠 수 있는 분명한 이점을 인정받아 급여 출시하게 됐다.”

▶닌라로는 후발 약제의 첫 RSA 급여 적용 사례다. 시장을 선점한 치료요법 대비 특장점과 차별화 전략이 궁금하다.

“다발골수종 질환에는 주요한 특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완치가 어렵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점차 만성질환처럼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기대수명 연장을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의료진이 재발이 잦은 다발골수종 치료 전략으로 재발 후 2차, 3차 치료까지 고려하는 장기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치료를 지속하기 위해 환자 컨디션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있다. 골수종은 암세포가 뼈를 많이 공격해 무르게 한다. 일반인보다 골절 위험이 높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통원 또는 내원 치료 시 보호자들이 옆에서 항상 돌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에서 서울 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다니는 환자는 한 번 통원할 때마다 환자 본인과 보호자의 시간적·비용적 부담 등으로 고통받는다. 특히, 고령 환자가 많아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장기간 치료를 위해선 단순히 약값 외에도 환자 본인과 보호자 통원에 따르는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닌라로는 ‘효과에 일상을 더하다’ 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다. 닌라로의 IRd 3제 요법은 3가지 약제를 모두 경구 복용할 수 있어 한 달에 약 한 번 정도만 병원을 방문해 처방 받으면 된다. 다발골수종 치료를 하면서도 일상을 병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환자들은 1사이클(1주기 28일)이 끝나면 경과를 체크하고 결과에 따라 다시 치료를 이어가게 된다. 아울러 3제요법은 2제요법 대비 약제가 늘었기 때문에 강력한 효능 대신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닌라로 3제요법은 주사제 3제요법(KRd) 대비 유사한 효과(HR)를 보이면서도 2제요법(위약+Rd)과 유사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직접적인 약제비와 내원할 때 소요되는 간접적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경구 3제요법의 경제적 이점이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본다.”

닌라로 3가지 제형

 

▶닌라로는 다발골수종 2차치료 옵션이 늘었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닌라로(IRd)와 카르필조밉(KRd) 활용법을 놓고 견해가 다른 것 같다.

“다발골수종은 환자마다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정 환자군에 어떤 요법을 써야 한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로, 나이가 젊더라도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을 수 있고 고령 환자라도 젊은 환자 못지 않게 상태가 좋은 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본다.

닌라로 IRd 요법과 주사제 3제요법(KRd)을 직접 비교(Head-to-head)한 연구는 없지만 여러 임상 설계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맞춰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간접 비교해 본 메타분석(meta-analysis) 연구 결과가 있다. 닌라로 IRd 요법이 KRd 요법과 유사한 위험비(HR)임을 확인했다.”

▶다발골수종은 임상 결과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후향적 분석 결과가 다른 경우가 많다고도 한다.

“전향적 임상시험(RCT)에는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실제로 가지는 여러 특성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 진료 현장 환자 중 약 60% 정도만 임상에 반영된다는 연구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다발골수종 환자 중 신장 질환 문제를 겪는 분도 상당하다. 기저질환 동반 환자의 포함 여부가 임상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오랜 기간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상은 기간을 정해놓고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RCT 결과와 후향적 리얼월드 분석 연구(Real World Evidence, RWE)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 많은 의료진은 환자 치료 전략을 세울 때 임상 결과에 RWE 데이터도 함께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혈액암학회(ASH)에서 발표한 RWE 비교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2차와 3차 치료에서 각각 IRd, KRd, VRd 치료를 시작한 경우, IRd 투여군이 KRd, VRd 투여군 대비 더 긴 치료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닌라로 IRd 요법이 RWE에서도 일관성 있는 치료적 혜택을 구현한 것이다. 이 외에도 IRd의 여러 RWE 데이터 결과를 봤을 때 전반적으로 RWE에서 임상 연구 대비 뒤쳐지지 않는 결과를 보였고, 더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 경구 치료제 선호도가 높아졌을 것 같다. 다발골수종 글로벌 치료 전략은 어떤가.

“다발골수종 환자 중 상당수가 면역기능 저하로 감염 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치료 과정에서 감염 질환을 잘 관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도 상대적으로 병원 방문 횟수가 많은 주사제 치료요법 등으로 병원 내 감염 위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제골수종연구그룹(IMWG), 유럽암학회(ESMO) 등이 코로나19 시대 다발골수종 환자의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병의원 방문 횟수를 최적화하는 경구용 치료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 등을 담아 치료 및 관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암 학계에서 활발히 인용하는 올해 NCCN 가이드라인도 닌라로 IRd 3제요법을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권고(Category1, preferred)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과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달라.

“닌라로는 국내 허가부터 급여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한정된 치료제로 어려움을 겪었을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매우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가 닌라로를 통해 현재 일상을 충분히 즐기고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를 병행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향후 회사 차원에서 복약순응을 돕기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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