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해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실적 호조에도 전반적인 고용 인원을 줄이면서 1인당 평균 매출액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사업이 의약품 수입·판매업인 다자사는 적은 인력을 고용하고, 높은 매출을 이루면서 '가성비' 경영 활동을 달성한 셈이다.

22일 팜뉴스가 한국거래소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다국적사 30곳의 1인당 평균 매출액을 집계·분석한 결과 9억5600만원으로 직전년도 8억9100만원 대비 7.3% 증가했다. 

이번 집계에서 공시 의무가 없거나, 올해 4월 말 또는 그 이후 공시하는 다자사, 올해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경우 집계에서 제외했다. 

30개사의 지난해 총 매출을 보면 6조4750억원으로 2019년 5조9676억원 대비 8.5% 늘었다. 직원 수는 7133명에서 7021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자사들은 7000여명의 적은 인력으로 6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제조업 중심의 국내 제약사 62곳이 4만명을 고용해 19조원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적은 고용 투자로 큰 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가장 높은 1인당 매출액을 달성한 기업은 베링거인겔하임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160명의 직원이 3131억원 실적을 달성했다. 1인당 매출은 19억5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4%나 올랐다. 작년 매출액이 6.1% 증가한 반면 직원 수는 4.8%(2020년 160명) 감소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2020년도 다국적제약사 30개사 1인당 평균 매출액(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2020년도 다국적제약사 30개사 1인당 평균 매출액(자료: 각사 감사보고서)

 

이 외에도 1인당 평균 매출액 10억원 이상인 곳은 10곳이나 됐다. GSK컨슈머헬스코리아와 사노피-파스퇴르, 로슈, UCB제약 모두 1인당 매출 14억원대를 달성했다.

GSK컨슈머헬스는 지난 몇년간 꾸준히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작년에만 170억원대 퇴직급을 지급했다. 결국 33.5%라는 매출 증가와 함께 고용 유지비 감소로 1인당 생산성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사노피-파스퇴르도 직전년도 대비 인력을 13.1% 줄인 53명을 유지했다. 매출 감소(0.7%↓, 776억원)보다 직원 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생산성이 올랐다.

1인당 매출 증감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바이엘코리아다. 그 이유는 바이엘코리아도 562명이던 직원을 399명(29%↓)으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퇴직급여로만 약 30억원을 지출했다. 바이엘코리아는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시행할 때마다 적지 않은 논란을 겪는 기업이다.

그 다음으로 한국화이자제약(25.3%↑), 한국알콘(19.6%↑), 머크(18.8%↑), 한국BMS제약(17.8%) 등의 1인당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한국화이자와 한국BMS는 직원 수가 10.7%, 18.5%씩 줄었다.

화이자의 경우 '화이자업존'을 분사, 비아트리스코리아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구조조정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화이자는 지난해 퇴직금으로만 79억원을 사용했다.

BMS제약도 2019년 216명이던 직원을 176명(18.5%↓)으로 줄였고 퇴직금으로 40억원을 썼다. 지난해 매출을 보면 1669억원(4%↓)으로 저조했으나 1인당 매출액은 오히려 9억4900만원으로 올랐다.

다만, 로슈와 UCB제약은 직전년도 대비 각각 3.3%, 5.1% 생산성이 하락했다. 그 이유는 로슈는 매출액이 전년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인원이 증가(5.8%↑, 309명)했기 때문이다. UCB제약은 36명이란 적은 인력으로 516억원을 벌었음에도 직전년도 544억원 대비 5.1% 감소하면서 생산성이 떨어졌다.

한국알콘은 매출액과 직원 모두 증가했고 1인당 매출액도 10억원대로 높이며 생산성을 개선했다. 머크 또한 2019년 2698억원에서 3261억원으로 20%나 매출 상승을 그렸고, 직원도 339명에서 345명으로 1.8% 증가했다. 1인당 매출액도 9억4500만원(18.8%↑)으로 성공적인 경영 활동을 보였다.

한편 1인당 매출액이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존슨앤드존슨으로 1591억원(2019년)이던 매출이 727억원으로 54%나 떨어졌다. 이에 1인당 매출액도 5억원에서 2억원으로 급락했다.

존슨앤드존스의 이같은 실적 악화는 상품매출의 급격한 감소가 원인으로 보인다. 2019년 상품매출은 1368억원이었지만 2020년 519억원으로 줄었고, 무형자산폐기손실금도 9300만원으로  인식했다.

그 다음은 한국애브비로 1인당 매출이 10억원에서 8억원으로 약 20%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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