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작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팬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는 물론 신약개발에까지 국민적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호재를 발판으로 시가총액이 최대 200% 가까이 증가하며 상위 톱3 순위를 바꾸기도 했다.

3일 팜뉴스가 국내 매출 상위 톱5 제약사 시총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작년 2월 3일(보통주·종가기준) 10조1096억원에서 이달 3일 15조9236억원으로 평균 58% 증가했다.

지난해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제약사는 GC녹십자. 지난 2월 3일 기준 시가총액 1조4082억원(종가 12만500원)이었지만 이달 3일 3조9851억원(종가 34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83%나 증가했다.

GC녹십자는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수혜주 중 하나다. 작년 3월 주당 9만원에서 같은 해 8월 혈장분획치료제 지코비딕주(GC5131) 국내 2상 승인 이후 26만원까지 뛰었다. GC5131은 코로나19 완치자 혈장 내 항체를 추출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신체 면역시스템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선 면역성분인 이 항체가 필요하다. 

GC녹십자 GC5131 임상은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케다, CSL 등 다국적제약사가 합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가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GC5131과 다국적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동일한 기전이기에 글로벌 임상이 성공할 경우 GC5131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식약가 GC5131 조건부허가를 신청받아 검토하면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 주목도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GC녹십자가 전진함에 따라 시총 상위 톱3 제약사 순위에도 반전이 일었다. 지난해 2월 국내사 시총 톱3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순이었다. 그러나, 올해 한미약품은 3위로 내려앉고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순위를 올려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2월 3~2021년 5월 3일 국내 상위 제약사 5곳 시가총액 현황(단위: 백만)
2020년 2월 3~2021년 5월 3일 국내 상위 제약사 5곳 시가총액 현황(단위: 백만)

 

작년 유한양행은 코로나19 수혜주는 아니었다. 다만, 신약개발 호재로 몸값을 한껏 높였다. 작년 2월 3일 유한 시총은 2조9082억원(종가 21만7000원)에서 올해 4조3663억원(6만2100원)으로 50.1% 늘었다. 유한은 지난 4월 액면분할을 통해 자사 주식을 대폭 늘렸다. 주가도 20만원대에 달했지만 액면분할로 5대 1로 쪼개면서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액면분할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지만 거래량은 36배 이상 늘었다. 

유한 액면분할 성공에는 비소세포폐암 신약인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비용 취득과 임상 결과 공개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적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시총 총액이 50% 이상 증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레이저티닙 성공 기대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호재는 종근당에도 있었다. 작년 종근당 시총은 1조80억원(종가 9만2600원)에서 올해 1조4911억원(13만500원)으로 47.9% 늘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314(나파벨탄) 역할이 컸다. 나파모스타트 성분의 CKD-314는 췌장염 치료제로 사용하던 의약품이다.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확인되면서 중증의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제로 시험 중이다. 지난달 16일 식약처가 CKD-413 3상 계획을 승인하면서 실제 인간에게서도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웅제약도 코로나19 티켓을 잡아 주가 상승 곡선을 탔다. 대웅 시총은 작년 2월 1조3672억원(종가 11만8000원)에서 올해 1조4657억원(12만6500원)으로 7.2% 늘었다. 대웅 또한 췌장염 치료에 사용하던 카모스타트 성분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 DW1248정(호이스타정)을 개발 중이다. DW1248정은 바이러스의 세포 침입을 막고 증식을 억제, 염증 발생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지난 1월 식약처로부터 3상 승인을 받아냈다. DW1248정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11만원대였던 대웅 주가를 한때 17만원까지 견인했다. 현재 이보다 낮은 12만원대로 낮아졌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따른 명확한 주가 상승 호재였다.

지난해까지 시총 1위를 기록했던 한미약품은 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한미 또한 지난해 시총 3조3278억원(종가 28만1000원)에서 올해 3조9495억원(32만7000원)으로 18.7% 늘었다.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모더나가 한국지사 설립 절차에 들어가면서 관련주로 지속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CMO)할 제약사 중 한 곳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이 39회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mRNA 백신과 DNA 백신 위탁생산 역량을 갖추고, 여러 회사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하며 더욱 불을 지폈다. 한미는 평택 공장을 통해 mRNA 백신 대량 생산 가능성을 밝혀왔다.

시총 4492억원(작년 2월 종가 3만550원)에서 올해 6286억원(4만2750원)으로 약 40%나 증가한 제일약품도 코로나19 치료제 상승주다. 제일약품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건 아니지만 화이자와 인연이 깊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은 부작용 우려가 크다. 이에 반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임상 3상에서 90% 이상 효과를 보이면서 안전성도 좋아 전세계 정부로부터 구애받고 있다. 이때문에 화이자 백신이 국내 유통될 경우 제일약품이 맡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떠돌았다. 여기에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가 화이자부사장 출신이라는 점이 더해졌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이어졌다. 최근 화이자가 정제 제형 코로나19 치료제를 출시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제일약품이 다시 한번 거론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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