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의원급 개업이 늘어나면서 특정 제약사 처방전 발행을 미끼로 메이커로부터 금품류 등을 제공받는 사례가 위험수위를 치닫고 있어 올바른 의약분업 정착에 크게 저해되고 있다.

개원 의료기관뿐 아니라 기존 의료기관의 인테리어 공사 및 신규 의료장비 도입에도 메이커들의 스폰서가 줄을 서고 있다. 주말이나 연휴의 골프접대는 이미 일반화됐으며 대규모 의사를 대상으로 동남아 골프접대를 계획하고 있는 제약사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해외로 이민을 떠나 십수년만에 귀국한 친구가족 접대비까지 제약사 MR에게 경비지원 주문까지 할 정도니 더 이상 말을해 무엇하랴.

이같은 금품류제공은 개원 의료기관에서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일부 종합병원급이나 세미급에 근무하던 의사들이 무더기로 의원급을 개업하면서 의료장비를 비롯한 모든 시설을 제약사들에게 요구해 업체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제공하거나 제공키로 함으로써 물의를 야기시킨 바 있다.

또한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의원급이 활성화되자 기존 의료기관도 환자 유치차원에서 내부 인테리어를 새롭게 개조하는 과정에서 3-4천만원의 비용을 특정 제약사에게 전담시켰으며 심혈관 측정기나 혈압측정기 등 수백만원대 의료기기는 또 다른 제약사로부터 스폰서를 받는 등 그야말로 의사들이 말한마디면 만사가 OK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앞에서는 가장 정도 경영을 걷고 있다고 주장하는 제약사 역시 뒤에서 의사 뒷바라지하기에 연연한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일부 지방에서는 특정 도매업소가 의료기관에 제품을 간납하는 조건으로 모든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등 이제는 제약사뿐만 아니라 도매업소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의약분업이후 처방약시장은 의사들의 손에 의해 좌우됨에 따라 제품력이 있는 제약사는 물론 제약력이 열악한 제약사 너나할 것 없이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한데서 비롯되고 있는 현상들이다.

일부 의사들은 의료기관은 메이커와 협상과정에서 특정 제약사가 수천만원을 제공했다며 업체별로 경쟁을 붙임으로써 처방전을 미끼로 제약사들에게 경쟁을 부쳐 의료장비 제공등을 유도해냄으로서 일부 의사들의 부도덕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결국 약가거품을 제거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할 몫이 의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제약사들이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각종 경비만 중단돼도 약가거품은 상당 부분 제거될 것이다. 제약사들 역시 의사들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상납한다고 하소연하고 있으나 은근히 부추기는 제약사도 적지 않다는 점을 묵과할 수 없다.

보건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사례가 없어 손을 쓸수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과연 보건당국이 몰라서 못하는 것인지 개선 의지가 없어 안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보건당국이 마음만 먹고 대표적인 사례를 찾으면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다. 약업계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보건당국만 모른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의약분업이 소비자들의 비용부담만 늘리고 제약사들은 금품류 지원 등 판매경비만 눈덩이처럼 늘이는 반면 의사들 배만 불리는 정책이라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의약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항들이 과도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기엔 너무나도 역겨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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