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유권자의 52%가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유럽연합을 떠나 절차를 밟고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경제를 뒤흔들었다.

투표 결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파운드화 가치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세계증시의 수십억 달러가 사라졌으며 영국은 AAA의 신용등급을 상실했다. 브렉시트가 영국제약산업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치적인 충격

국민투표의 결과로 총리의 교체, 노동당의 지도력 도전, 스코틀랜드 지도부가 유럽 내 스코틀랜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의 강력한 정치 활동이 유발됐다.

영국이 실제로 유럽연합에서 분리되기 위해서는, 2007년 유럽연합조약 50조항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언제 그 시기가 올 것인지 불명확하고, 영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더해져 이 과정은 길고 복잡한 과정이 될 전망이다.

보건학적 영향

투표당시 생명과학부 장관인 조지 프리만은 투표결과에 대해 “생명과학 분야에서 유럽연합과 영국의 관계 변화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유럽연합 내에서 영국의 위상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모두에게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다양한 쟁점을 다루고 영국이 여전히 생명과학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한 운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새로운 운영위원회는 우선 3가지 분야에 집중키로 했다. 영국이 유럽의 생명과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고 활동적인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 유럽연합과 새로운 관계를 교섭할 수 있는 생명과학 분야의 우선순위, 그리고 생명과학 분야에 효과적이면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규제환경 조성에 대한 문제를 영국이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국 의회의 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인 니콜라스 블랙우드 MP는 유럽연합 탈퇴 이후에도 생명과학 분야는 단일 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해 여전히 유럽연합의 규제를 따르게 되겠지만 영국에 불리한 규제들을 제정하는 데에는 어떠한 발언권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분명히 했다.

기업에는 불리하다?

영국 및 다국적 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으며 일부 기업 대표들은 영국에서의 입지에 대해 주의 깊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지제트 대표 캐롤린 맥콜은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법인의 본사를 영국에서 이주가 불가피함을 암시했고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를 포함하는 세계적 투자 은행들은 만약 영국이 단일 시장의 패스포팅(passporting) 권리를 갖지 못한다면 유럽연합의 다른 금융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낙관적이어서 자동차 제조사인 아스톤 마틴(Aston Martin)은 웨일즈 지방에 공장건설을 위해 2억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약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여러 기관들이 반응을 내놓았다.
ABPI의 대표인 마이크 톰슨(Mike Thompson)은 브렉시트가 영국 내 산업에서 앞으로의 투자, 연구 및 일자리에 대한 즉각적인 변화를 초래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영국이 기업에 열려있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산업협회(Biolndustry Association, BIA) 회장인 스티브 베이츠(Steve Bates)는 의약품 규제, 단일 시장 및 인재에 대한 접근성, 지적재산권 및 영국과 유럽연합의 미래 관계에 대한 주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영향

규제 분야에서는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이 600명의 직원과 함께 런던을 떠날 수 있다. 이에 대해 EMA는 평소와 다름없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어떤 회원국도 유럽연합을 탈퇴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며 그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중앙집중식 신약 허가 절차에서 제외되고, 이는 더 큰 시장(영국은 글로벌 시장의 3%만을 차지한다)을 우선시 하는 제약사의 신약 출시 전략으로 인해 신약에 대한 접근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현재 중앙집중식 허가 절차로 인해 유럽연합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영국 MHRA(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 의약품 및 건강관리 제품 규제청)로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는 세계 최고의 규제기관 중 하나인 영국의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MA의 전임 회장이며 MHRA의 전임 최고 책임자였던 켄트 우드(Kent Woods)경에 의하면 유럽연합에서 가장 큰 기관으로서 MHRA는 국가적인 기능을 수행할 위치에 있었다. 임상시험 허가는 이미 EMA보다는 국가적 책임 하에 있으며 대부분의 제너릭 시판 허가는 상호 인정 절차를 통해 국가 차원에서 용인된다.

정책적인 면에서, 유럽연합의 법령 체계가 모든 영국의 약품 및 의료기기 규제의 많은 부분에 대한 근거가 되고 있으며 영국의 법으로 바뀌거나 (규제의 경우) 직접 영향을 주었다. 현재는 정부 조직의 전반에 걸쳐 법령을 깊이 있게 검토해 보아야 하지만 유럽연합을 통하는 것 보다 신속하고 더 나은 법령을 구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임상 시험에 대해 만약 영국이 유럽연합의 통일된 절차에서 제외된다면, 최종 연구지로서 가지는 영국의 장점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이 지불하는 임상시험 연구비의 주요 수혜자이다.

환자 중심의 출구

유럽제약산업협회(European Federation of Pharmaceutical Industries and Associations, EFPIA) 차원에서는 환자가 최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정책입안자들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환자들이 혁신적인 신약에 신속한 접근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 헬스케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함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장기적인 투자 결정 및 사업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 정책입안자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방법을 고심하는 동시에, 환자와 업계에 불확실성을 줄여주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암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유럽연합으로부터의 분리가 규제가 심한 유럽 시장이 앞으로 사업에 개방된 상태로 남아있을지, 영국의 제약 사업과 의료기기 산업에 중대한 사안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 분야에서 발전할 기회도 남아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브렉시트: 제약분야에서 다음 단계는 무엇?

2020년 이전에 NHS 재정에서 100억 파운드의 추가 손실 및 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제약분야에 설득해야 한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난다는 결정에 따라 증권시장이 곤두박질 쳤을 때, 제약회사들은 이 영향을 광범위하게 피했다. 투자자들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제약분야가 영국의 경제적인 혼란에서 심지어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브렉시트의 위험과 불확실성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여러 제약회사들의 주가가 브렉시트 후에도 강세로 남아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주가가 급락한 지난 6월 24일 금요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주가는 다소 상승했다. 경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기에 제약분야는 방어적인 투자수단이다.

이는 경제 불황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GSK를 포함한 많은 영국의 제약회사들은 그 수익을 달러로 얻고 있기 때문에 파운드화의 하락으로 올해 수익은 더욱 상승하게 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는 영국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에의 잔류를 촉구하며 공포심을 조장했던 내용들이 조작된 것은 아니었다. 투표 준비 과정에서 영국 복지부 장관부터 영국제약산업협회, GSK 및 아스트라제네카 까지 모두 브렉시트가 제약무역과 의약품에의 접근, NHS의 자금지원, 영국의 혁신에 미칠 수 있는 영향들에 대해 경고했었다.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보건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안심을 시키는 말들이 먼저 나오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나쁜 상황을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브렉시트의 가장 위협적인 측면은 그 영향이 광범위한 영국 경제에 미친다는 점이다.

영국의 이번 결정이 미치는 정치적 및 경제적 영향을 예측한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의하면 2017년에 경제 불황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2020년에는 영국의 GDP가 6%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문제는 이런 위협이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 GDP 성장률 예상치는 2016년 2.3%에서 2.2%, 2017년에는 2.6%에서 2.4%로 각각 하향 조절됐다.

국가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연합을 떠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어떤 무역 거래가 유럽연합 회원국의 자리를 대신할지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제약업계에서 일부 기업들은 파운드화의 약세로 1~2년 정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인 예후는 좋지 않다.

한편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이 투자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으로 보이는 징후들이 이미 발생하고 있고, 이는 생산량, 이윤, 일자리, 세수에 차례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급격하게 낮추도록 새 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국가 재정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제약업계는 감축에 대한 압박을 다시 견뎌야 한다”

이전의 경제충격에서 보았듯이 헬스케어 비용은 부분적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보호를 받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영국의 유럽연합 예산에 대한 순기여도에서 절약된 금액은 상대적으로 소액이며 이런 절약분이 헬스케어에 할당될지도 보장되지 않았다.

그 결과, 국가가 직면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들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영국의 건강 관련 지출액은 2020년에 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NHS는 또한 구인 분야에서 더욱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정보센터(Health&Social Care Information Center)에 따르면 NHS는 현재 9,814명의 의사(전체의 8%에 해당)와 18,783명의 간호사 및 보건종사자(6%)를 유럽연합 내 다른 국가 사람들로 고용하고 있다. 영국은 그들의 해고를 원하지 않지만, 일부는 다른 곳으로 떠나고 새로운 인력 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구인의 한계는 보완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지만 영국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등의 다른 나라와 경쟁해야 한다. 한편 고용의 증가는 비용이 들고 직원들에 대한 의존이 높아질수록 NHS의 임금이 추가되면서 재정의 압박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제약업계는 다시 감축의 압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현재 가격 협의 또는 복제약품 사용의 증가 부분은 특히 특허절벽(patent cliff) 영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보다 재량권이 적다.

아직도 경쟁규제기관인 CMA(Competition and Market Authority)는 특히 가격 상승을 시도하는 기업들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영국이 복제약품 가격 결정을 시장접근방식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경쟁을 확고히 하는데 더 큰 초점이 맞추게 된다.

한편 혁신 신약을 특히 환율이 강세인 국가에서 수입해야 하는 경우라면 NHS의 신약 선정에 관한 결정은 매우 어려워진다. 이는 특히 시장의 불확실성을 지닌 영국에 어떠한 약품을 출시할 것인지를 결국 기업 스스로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게 된다.

그 불확실성은 부분적으로 무역 협정, 정치 및 경제에 걸쳐 나타나고, 또한 규제, 특히 제약분야의 규제 부문에도 존재한다. 향후 2년간 현재의 제약 규제가 유지되겠지만 유럽의 규제기관과 영국의 관계는 서서히 변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의문점은 영국에 있는 유럽의 최대 기관이며 런던에 본부가 있는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에 대한 부분이다. 스웨덴이나 이탈리아가 이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영국은 의약품 및 건강관리 제품 규제청인 MRHA(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를 포함한 새로운 시판허가제를 생각해야 한다. 다수의 사람들은 MRHA가 EMA와 밀접한 공동전선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규제, 절차, 전문성의 변화는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점에서 MRHA에는 대응할 인력이 전혀 남지 않게 된다.

또한 영국은 기업의 수출 능력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CE마크를 영국에만 적용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심지어 보험지급이나 지적재산권 보호와 같이 유럽연합 주도가 아니라 현재 자국 내 규정이 적용되는 분야에서도 의문점이 있다.

제약 업계의 관심은 유럽 전역의 규정에 맞추어 이곳의 규칙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영국은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비록 국가 이익을 위해 가능한 가깝게 관계를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지만, 영국은 유럽연합 회원국만이 가입할 수 있는 유럽특허청(Unified Patent Court)의 회원국이 될 기회 또한 잃게 된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제약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영향 부분이다.

ABPI는 이미 영국의 임상시험 분야에 대한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 경고해 왔다. 영국은 임상1상 시험장소로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라는 지위를 잃게 된다. 영국은 또한 임상2상 시험도 독일에 이어 2위의 지위에 있으며 임상3상 연구에서는 독일과 스페인에 이어 3위의 자리에 있다.

게다가 영국 연구자들이 더 이상 유럽연합의 후원 또는 유럽연합 범위의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것은 캠브리지가 유럽연합 잔류에 대한 찬성 비율이 매우 높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영국 정부가 그 차이를 메울 자금을 찾아낸다고 해도 국제 협력의 기회를 잃게 된다. 벤처투자자금 역시 위험이 훨씬 증가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들 중 어떤 것도 제약회사들이 영국을 떠나는 것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파운드화의 약세로 인한 이익으로 평상시처럼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영국 정부가 생명과학 분야에 투자할 가치가 여전히 있다고 기업들을 설득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것은 영국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 규제를 가능한 한 유럽연합과 유사하게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것은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너무 멀리 간 조치이지만, 약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요구하고 불필요한 형식을 줄이려는 기업 대표들이 많이 있다. 어려운 점은 이것이 애초에 브렉시트 투표를 시작하게 한 대중의 불만과 맞물리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는 지금까지의 영국의 성공에 기반이 된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빠르게 재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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