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국내 제약 매출 1조 원대 문을 연 유한양행은 대표적 공기업으로 영업 및 마케팅력은 고평가 받고 있으나 자체 제품 개발력이 취약하고 상품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판촉비 상승 등에 따른 영업이익이 낮은 수익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5천억원 제약기업 분석 2번째 기업으로 유한양행의 올 3분기까지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외자계 제품의 판매대행 매출분이 전체 매출의 75%나 되는 반면 자체 제품 매출은 25%에 불과한 것이 커다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매출 증가ㆍ수익성 하락ㆍ주가 약세로 이어져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제약 매출 1위를 구소하고 있고 제약업계 최초로 3년 연속 연 1조 원대 매출 돌파라는 영광스런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지만 실제 지난 3분기 수익성은 시장예상치인 284억 원을 크게 밑도는 159억 원에 불과한 낮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3분기 매출은 증가(전년 동기대비 +12.6% )했지만 영업이익은 28% 하락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수익성)의 하락이 두드러진 이유는 상품매출(다국적제약사 코마케팅 품목 등)에 따른 매출원가율 상승(전년동기대비 +2.6%)과 비용 증가 때문이다.

광고비와 판매촉진비 등의 마케팅비용이 195억원 (전년동기대비 +35.4%) 으로 전년동기대비 52억원이 증가했다.

주가는 지난 2월 1일 연중 최고치 347,500원에서 12월 5일 191,000원으로 10개월간 약 45% 추락했다.

특히 지난 10월27일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의 임상 중단 결정이 공시되면서 10월28일 종가기준 15% 하락(214,000원)한 이후 계속적인 추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타사 제품 비중 75%…판매 대행업체 오명

일반적인 상장 제약사들의 상품 매출(다국적제약사 코마케팅 품목 등)이 40% 안팎에 머물고 있는 반면 유한양행은 제품매출(자체 제조)이 25%에 불과하고 상품매출이 무려 75%에 달해 ‘제조업체라기 보다는 판매전문 업체로 봐야 한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오면서 이로인해 일각에선 ‘속빈 강정’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 제품으로는 길리어드에서 도입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1,031억원),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730억원),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632억원) 등이 빅3품목으로 이들의 ‘3Q 누적 매출액은 2,393억 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 9,533억원 중 상품매출이 7,148억 원으로 75%를 차지해 국내 업계 1위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판매하는 유통회사라는 꼬리표가 유한양행에 따라붙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이 유한양행을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우수한 마케팅력과 영업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강해 신약개발력에 취약한 국내 약업환경에서 하나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평가이다.

문제는 유한양행이 판권 회수 리스크를 항상 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국적제약사들이 계약기간 동안에는 판권를 회수하지 않겠지만 계약만료 이후 영업권이 타 제약사로 넘어갈 경우 급격한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대표적 사례로 연초에 다국적제약사 5개 품목 판권이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넘어가면서 대웅제약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6%, 41.8% 감소했다. 대웅은 그나마 제네릭으로 대체하고 타사 제품 도입으로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2000억원 상당의 매출 감소분을 일시에 해소하지는 못했다.

상품매출 증가는 매출원가율 상승…공허한 수익으로
광고비와 판촉비, 전년동기대비 +39% 증가


보통 다국제약사 제품 판매 따른 수수료는 평균 20~30% 정도로 알려졌지만 국내 제약사간 치열한 경쟁으로 그 10% 전후로 떨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이 자체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률은 높은 반면 코마케팅 품목은 외형 매출 증가효과는 크지만 전체 이익 측면에서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유한양행은 다국적제약사 상품매출 증대에 따라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2.6% 상승했고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올 3분기까지 누적 573억원(전년동기대비 +39%)으로 전년 동기대비 160억 원 늘어났다.

타 경쟁 제약사들의 광고비와 판매촉진비의 증가액은 녹십자 25억원 (전년동기대비 +15%), 한미약품 71억원 (전년동기대비 +27%), 대웅제약 36억원 (전년동기대비 +11%), 종근당 59억원 (전년동기대비 +14%) 으로 경쟁 타사와 비교해도 차이가 많았다.

한편 동사는 27억원에 회원권을 추가로 구입해 ‘3Q 회원권의 장부가가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R&D비용 문제가 아니라 R&D 연속성 저하

유한의 연구개발비는 ‘3Q 누적 627억원(전년 동기대비 +20%)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액 대비 6.5%으로 같은 기간 상위 30대 제약사들의 10%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의 R&D 투자가 적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실질 제품(자체 생산)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6%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R&D 비용이 아니라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제약기업들은 수익이 감소해도 미래성장 동력인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행해야 하는데 대표적 공기업인 유한양행은 평균 6년 단위로 전문경영인이 바뀌는 체제라서 오너 제약사에 비해 R&D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사는 이런 구조적 단점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최근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폐암치료제가 중국 제약회사 뤼신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함으로 66억원의 계약금이 ‘4Q 에 인식될 전망이나 주가에는 이미 반영된 상태이다.

하지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과정 중에 외부업체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 임상중단 결정의 파급 영향과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퇴진 등은 유한의 R&D부문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Q 누적 실현된 투자주식 수익만 354억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은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 장부가는 3,732억원이며 발생된 수익은 배당금 수익 ‘3Q 누적 230억원, 한올바이오파마 주식처분이익 124억원과 처분 시 순이익에 포함될 기타포괄손익(자본 계정) 140억원이 집계됐다.

다만, 배당금 수익 중 유한킴벌리의 배당금이 195억원으로 다른 관계기업 및 공동투자기업에서 발생한 실질이익은 아직 검증되지 않고 있으며 지분 가치 하락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보다 低설정된 대손충당금

매출 채권 미회수분과 관련, 연체기간 1개월 이상이 경과하면 손상된 매출 채권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손상된 매출 채권은 회수가능 금액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유한양행의 손상된 매출 채권의 대손충당금 설정 현황은 다음에 제시한 표와 같다. 

                                                                                     (단위:억원) 



제시된 바와 같이 손상된 채권액이 1,800억원을 상회하고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채권액이 150억원을 초과하지만 설정된 충당금은 57억원에 불과해 충당금에 대한 보수적 관점이 요구된다.

잉여 현금으로 계열사 지원

유한양행의 유동성과 관련, 현금성자산만 2,077억원에 달한다. 전체 유동부채가 2,495억원인점을 감안하면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이를 감안한 것인지 동사는 종속회사인 유한화학에 400억원의 자금을 단기 지원했다. 단기 대여금은 일반적으로 1년 내 상환 예정 시 발생하는 계정이다.

계열사 간 자금지원은 회사채 신용등급 평가 시 고려 대상이며, 세무상 인정이자 계산의 불이익도 발생할 수 있으나, 자체 R&D 지원과 우수 원료생산을 위해 계열사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유한양행이 9월에 발표한 IR 내용 중 R&D 전략 미션이 연구개발에 기초한 선도적 전문제약기업이었다. 이제 새로운 2017년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신약 실패를 시행착오 삼아 새해에는 대한민국 제1위의 제약사로서 품위에 맞는 매출 실적과 순이익으로 주가 역시 재상승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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