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고르지 않게 분배돼 있을 뿐이다.” 이는 소설가이며 미래학자인 깁슨(William Gibson)이 한 말이다. “미래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것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등의 단어가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가) 고르지 않게 분배되어 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미래가 현재에 와 있도록 만든 동력은 바로 모바일, 센서, 소셜 미디어가 주도하는 데이터의 폭증과 그로 인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고객과 시장에 대한 매우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 유지하는데 있어 당연히 우위에 서게 된다.

빅데이터 활용 전제 조건

>>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우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에서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insight)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통찰력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전략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 생긴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소비자는 우리가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것을 이제 기업은 넘쳐나는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찾아야 한다. 감각적인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더 이상 경영자의 중요한 덕목이 아니다.

>>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 구축

두 번째는 데이터로부터 추출한 통찰력을 고객만족과 기업성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infrastructure)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서 체계란 기업 내의 업무처리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조직문화 등을 의미한다. “(미래가) 고르지 않게 분배되어 있다”는 말은 바로 이런 능력과 체계를 갖춘 기업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도 많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이렇게 고르지 않게 배분된 정도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현실에 대해 통계학자인 로슬링(Hans Rosling)은 “기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필요한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라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지 않는 것, 그런 데이터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모르는 것이다”라고 설파했다.

지금 당신의 기업이 어떤 조직(대기업, 중소기업, 소규모 창업기업, 비영리조직)이든지, 혹은 어느 산업(제조, 금융, 유통, 의료, IT 등)에 속하든지에 관계없이 당신의 세계는 이미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다.

이제 빅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과 경영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거나 유지할 수 없음은 물론 심지어는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것이 아니고 가장 똑똑한 것도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이제 기업은 빅데이터 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변화는 단지 기업에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은 변화 그 자체이다”라는 교훈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이미 미래로서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술은 소셜,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기계학습)으로 요약된다. 이 기술들은 서로 다양하게 결합되면서 기업의 경쟁전략과 성과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기업이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디지타이징 비즈니스(digitizing business)로 자신의 사업을 혁신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란 빅데이터 시대의 5대 핵심기술인 소셜,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자신의 사업을 혁신하는 새로운 도구로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제 모든 기업은 사업의 어느 영역에 5대 핵심기술 중에서 어떤 기술을 어떻게 결합하여 도입함으로써 혁신을 이룰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야 한다. 둘째로 기업의 경영진은 데이터 분석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마인드, 즉 분석지향 리더십으로 무장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분석 지향의 리더십이다. 왜냐하면 리더가 데이터 분석적 경영의 잠재력을 절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만이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서 해결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통계 모델로 분석해서 어떤 일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끄집어낸 뒤, 이를 경영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경험이나 감이 아니라 바로 데이터, 즉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의사결정 일상화 기업문화 조성

셋째는 분석지향 리더십의 주도 하에 기업 내의 전 구성원이 데이터에 근거한(data-driven) 의사결정을 일상화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디지타이징 비지니스가 성공하려면 수많은 조직구성원의 태도, 프로세스, 행동 및 기술이 변해야 하는데 이런 변화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조직문화가 분석 지향적으로 변화하려면 리더의 압력, 즉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의사결정을 데이터에 근거해서 하라는 독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글, 애플, 아마존, 이베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하게 유명한 기업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적 경영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구가하고 있고 그 배후에는 분석지향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일상화한 리더가 있다는 점이다.

이들 리더의 공통된 신념은 “우리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신이 아닌) 모든 다른 사람들은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In God we trust, but all others must bring data)”라는 유명한 문구다.

예를 들어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의 CEO인 러브만(Gary Loveman)은 직원들에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 아니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이냐(Do you think or do you know)”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계획이나 전략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은 누구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러브만은 “우리 회사에서 해고되는 사유는 3가지다. 절도, 성희롱, 그리고 근거가 되는 데이터 없이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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