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공모 시장이 올해 들어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됐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제약바이오 종목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IPO 흥행 릴레이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와 잇따른 악재로 인해 예년만 못한 모양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SD바이오센서 등 '대어급' 제약바이오 종목들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약바이오 종목은 기나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약세를 지속했고, 올해 들어서는 제약바이오 공모 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버렸다.

실제로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종목은 애드바이오텍, 노을, 바이오에프디엔씨 등 3개 업체 뿐이며 그마저도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은 전무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조사대상의 상장 후 주가 성적표도 좋지 못한 상황인데, 현재 주가 수준이 모두 공모가에 미치치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3개 업체 중 가장 먼저 상장한 애드바이오텍은 지난 1월 24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해당 기업은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 중이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증을 목표로 헬리코 IgY(면역글로불린와이)와 궤양성 대장염 천연물 의약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애드바이오텍의 공모가는 7000원으로 상장 당일(2022년 1월 24일)에 5950원으로 장을 마쳤고, 현재(2022년 6월 8일)는 5100원까지 주저 앉았다.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27.1%다.

식물세포 플랫폼 기술 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상장 첫날인 2월 21일, 공모가(2만 5000원)에 근접한 2만 52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이후 -11.9%가 빠진 2만 2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현재는 주가가 2만 4700원까지 올라와 공모가 대비 -1.2%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양호한 수준의 주가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식물세포 배양기술 SMART-RC²을 활용해 식물유래 재조합 성장인자, 피토펩타이드, 장미세포주 등의 형질전환 식물세포주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식물세포 유래 줄기세포 촉진제, 배뇨 개선제·요실금 치료제, 위염·위암 치료제등의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사대상 중 가장 늦게 상장한 노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 코스닥에 상장한 노을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인 1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당일에 92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7000원대를 횡보하다 5월 들어 6000원대로 떨어졌고 6월 8일 기준, 649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35.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차세대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인 노을은 임베디드 AI기술과 자체 보유 원천기술인 NGSI 기술을 바탕으로 혈액과 조직세포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섹터의 약세와 IPO 부진의 배경으로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를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각국 정부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라며 "이로 인해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고 늘어난 자본이 증시로 유입돼 IPO가 흥행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에 들어갔다. 미 연준은 물론이고 한국은행도 올해 들어서만 3번이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라며 "한은은 연내에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어 유동성 축소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성장주에 투자하기 보다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현금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곡물 가격 상승과 공급망 악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이외에도 대어급 종목의 부재,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관련 악재, 특례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공시 요건 강화 등이 IPO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개인투자자는 "작년과 재작년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올해는 그만큼의 파급력을 지닌 종목은 아직까지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