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급성장한 mRNA 백신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mRNA 백신은 1960년대에 처음 발견된 이후 반세기동안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을 계기로, 초기 임상시험 접종 후 불과 7개월만에 긴급 사용승인을 획득했고 전 세계 수억명이 참여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차세대 백신 기술로 입지를 제대로 굳혔다.

코로나19 백신 수요는 끝물을 타고 있지만 mRNA는 이제 시작이다. 산적한 과제가 있지만 수많은 제약사들이 차세대 mRNA 기술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아이큐비아 보고서가 최근 주목을 받은 배경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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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란 메신저 리보핵산(messenger RNA)의 준말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DNA(유전정보)를 담아서 이를 전달하는 전령(messenger) 역할을 수행한다. 1960년대에 처음 발견된 이후 연구가 거듭되다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학계의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나 인위적으로 만든 단백질 혹은 병원체를 체내에 직접 주입하지 않고 mRNA에 복제된 단백질이 스스로 생성돼 우리 몸이 직접 항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연구가 지속됐다. 

이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이즈(HIV) 치료제 '빅타비'를 개발할 때 mRNA를 활용해 에이즈 치료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특히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화이자와 모더나가 mRNA 백신을 개발하면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아이큐비아가 최근 발표한 '백신 시장의 진화(A forward-looking perspective on vaccine innovation)'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지출은 2022년 기준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오는 2020~2027년까지 누적 지출은 3150억 달러에서 최대 4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코로나 백신 제외). 자료=아이큐비아
표.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코로나 백신 제외). 자료=아이큐비아

글로벌 백신 시장도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준수한 성장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를 '제외한' 전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에 390억 달러에 달했고 최근 5년간(2017~2022년) 연평균 성장률 7%를 기록했다. 또한 2027년까지 5~10% 수준으로 성장해 2027년에는 전세계 백신 시장이 500억~62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00건 남짓하던 거래(Deal) 건수가 2020년 279건, 2021년 174건으로 급증했고 이 중 25%가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에셋(asset)이었다. 

사노피는 2021년에 트랜스레이트 바이오(Translate bio)를 32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mRNA 플랫폼에 관심을 보였고, 2022년에는 금액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거래 2건이 모두 차세대 RNA 기술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아이큐비아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백신의 힘, mRNA의 부상(浮上)과 함께 혁신의 중요성, 높은 백신 접종률이 인류가 고통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라며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은 결코 처음이 아니며 마지막 팬데믹도 아닐 것이다. 공중보건에서 백신 접종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표. 글로벌 백신 R&D 파이프라인. 자료=아이큐비아
표. 글로벌 백신 R&D 파이프라인. 자료=아이큐비아

이처럼 제약사들이 mRNA 백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이유는 명료하다. 팬데믹을 계기로 코로나19 백신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 승인은 팬데믹 대응 뿐만 아니라 전체 백신 산업에서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세포-유리 시스템(cell-free system)에서 RNA의 빠른 계산 설계와 합성은 여타의 치료제 플랫폼에 비해 큰 이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50년 이상의 연구 끝에 개발된 mRNA 코로나19 백신은 초기 임상시험 접종 후 불과 7개월만에 긴급 사용승인을 획득했다"라며 "이후 리얼월드(real world)에서의 효능, 안전성, 확장성 등을 통해 mRNA 기술의 성공이 입증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WHO에 따르면 EU에서는 2023년 7월까지 8억 8700만 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됐고 이 중 90%가 mRNA에 기반한 백신이다"라며 "현재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큐어벡 같은 제약사들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파트너십 사례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한 주요 mRNA 백신 파이프라인은 총 67개로 감염병 예방 백신이 78%, 치료용 암 백신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백신 파이프라인의 14%는 인플루엔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열대병, 에이즈(HIV) 등의 질환을 동시에 예방하는 복합 백신(combination vaccin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표. mRNA 백신 R&D 파이프라인. 자료=아이큐비아
표. mRNA 백신 R&D 파이프라인. 자료=아이큐비아

다만,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직 mRNA가 상업적 잠재력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몇가지 과제들이 있다. 

먼저 제조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콜드체인(cold chian)', 즉 냉동 보관이다. RNA는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콜드체인에 대한 요구사항을 줄이고 대규모로 작동하는 지속적인 제조 역량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음으로는 '예방 기간'에 대한 내용이 있다. 

mRNA 백신으로 1차 면역을 접종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예방 효과는 빠르게 약화되며,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통해 면역력을 회복할 순 있지만 이마저도 한 달이 지나면 예방 효과가 60%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20~26일 동안 스스로 복제할 수 있어 더 적은 용량으로 더 오래 지속되는 면역력을 갖는 자가 증폭 RNA(self-amplifying RNA)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분한 예방효과 지속기간(DoP, Duration of Protection)을 확보해야 한다. 

끝으로 기존 백신이 가진 가격 경쟁력에 어필할 수 있는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아이큐비아는 "mRNA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저가의 기존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라며 "우수한 효능이나 예방 기간 데이터 없이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프리미엄 가격을 정당화하려면 mRNA 개발 업체는 간소화된 접종 일정, 의료 시스템과 환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복합 백신(combination vaccine)과 같은 이점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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