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의대 증원이 촉발한 '전공의 파업'이 10일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오늘(29일)까지 복귀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을 향해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이번 파업에서 '전공의'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장 빠르게 그리고 선두에서 파업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렇다면 전공의들이 파업을 이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공의들을 바라보는 선배 의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팜뉴스가 선배 의사를 대상으로 질문을 던져 의사 파업의 속사정을 전한다.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증원을 논의했을 당시 전공의들의 80%가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움직임이 가시화된 순간 전공의들 1만여명이 사직서를 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전공의'들은 언제나 파업의 최전선에 설까. 

의료계 관계자는 "실제적으로 파업을 해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의사 그룹이 별로 없다"며 "예를 들어 개원가 또는 민간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가 사직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직으로 끝난다. 그 병원이 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수련을 거치고 있다"며 "수련 기간이기 때문에 교수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파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군들인 이유다. 때문에 전공의들이 먼저 나서고 그 이후 다른 의사집단이 릴레이로 동참하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공의'는 병원이나 기관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뜻한다. 의사 국시에 합격하면 인턴으로 일할 수 있고 1년의 기간이 끝나면 레지던트가 된다. 레지던트는 보통 4년으로 해당 과정이 끝나야 전문의 자격을 얻는다. 

그렇다면 이번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을 바라보는 선배 의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익명을 요구한 의사는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로 만들고 있지만 전공의의 대규모 사직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라며 "필수과 전공의들도 이번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왜 사직을 하겠나. 의대 증원이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망가트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을 향해 일반 의사들이 부채 의식이 있는 이유"라며 "전공의들의 파업 때문에 의대 증원 반대에 대한 의사들의 목소리도 다양한 방식으로 분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의사 집단마다 반대하는 이유가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전공의들이 나섰기 때문에 커다란 대의명분이 힘을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환자들의 곁을 떠났다"는 세간의 비판에도, 전공의들은 왜 파업에 적극적일까. 

또 다른 의사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안이 필수 의료와 거리가 멀고 교육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 의식 때문"이라며 "국민들은 전공의들이 생떼만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전공의들이 무더기 사직으로 특정 정책에 맞선 사례는 전무하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향후 전공의들의 파업 전선이 일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의사는 "지금 전공의들의 연대는 굉장히 견고하고 끈끈하다"며 "이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의대 증원카드를 던졌고, 그것이 지금껏 이룩한 선배 의사들의 희생과 노력을 파괴할 수 있다는 강력한 연대 의식도 있다. 파업을 둘러싼 공동 전선이 유명무실하게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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