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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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반적인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수혜 효과를 입은 위탁개발생산(CDMO), 진단키트 등 바이오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2021년도 12월 결산법인 사업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596곳의 2021년 영업이익은 183조 9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9%가 늘어났고, 코스닥 상장사 1048곳의 영업이익은 16조 6464억원으로 전년보다 39.66% 증가했다.

또한 코스피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각각 8.06%, 7.99%로 내실 다지기에도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흐름은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팜뉴스가 2021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사 10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21년 전체 매출액은 29조 2437억원, 영업이익은 3조 80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6%, 36.7% 늘어났다.

조사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8%에서 2021년 13.0%로 2.2%포인트(p) 증가하며 수익성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 매출의 ‘절반’ 남겼다…SK바이오사이언스 1위 달성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확인됐다.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9290억, 영업이익 4742억 19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1.05%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코로나19 대표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CDMO 사업이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기간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개발‧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사업의 손익 반영이 2021년에 본격화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풍토병)이 될 경우, 이 같은 사업성과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회사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최근 IPO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 허가를 올해 상반기에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아직도 전세계 인구 중에서 상당수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인 상태다. 경쟁력은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엔데믹 시대에 맞춰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타깃하는 ‘콤보(combo) 백신’이나 코로나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다가(多價) 백신’ 등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기존 CDO‧CDMO 사업도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뒤를 이어 영업이익률 2위를 기록한 곳은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으로 집계됐다.

씨젠의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3708억 3300만원, 6665억 58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8.63%를 기록했다. 다만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전년(60.09%) 대비 11.5%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회사 측은 ‘넥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씨젠의 연구개발(R&D) 비용은 2020년 259억원에서 2021년 755억원으로 3배 가량 늘어났고 연구개발 인력도 같은 기간 259명에서 53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분자진단 전문가나 바이오 임상 전문가 등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며 미국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 메디톡스, ITC 소송 악재 끝나니 ‘고공행진’하는 실적…But 새로운 복병은 '우려'

영업이익률은 높지 않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폭으로 증가한 메디톡스도 눈에 띄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848억 6900만원, 영업이익은 344억 9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020년 –26.32%에서 2021년 18.66%로 45.0%포인트 증가하며 조사기업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률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적표는 대웅제약과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수년간 진행했던 ITC(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이 종료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분쟁으로 인해 기업의 역량이 소송에 집중됐고 비용도 과다하게 지출되면서 실적 악화가 발생했지만, ITC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이다.

다만, 메디톡스가 최근 휴젤을 대상으로 새로운 ITC 소송을 제기하면서 또다시 실적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1일 휴젤이 자사의 균주 및 제조 공정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휴젤의 보톡스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명령을 ITC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휴젤은 법적 조치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과거 대웅제약 때와 유사하게 대규모 법률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전체 지표는 개선됐지만 중소제약사 부진 심화…‘양극화’ 우려

다만, 앞서 기업들과는 달리 중견‧중소제약사들의 경우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들은 총 29곳으로 확인됐으며 진원생명과학(2021년 영업이익률 –71.10%), 한국비엔씨(-44.49%), 코아스템(-34.88%), 삼성제약(-33.04%), 이수앱지스(-32.05%), 한국유니온제약(-21.97%), 녹십자엠에스(-19.83%) 등의 기업들에서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진원생명과학, 한국유니온제약, 녹십자엠에스, 서울제약, 조아제약, 경남제약, 일동제약, 신풍제약, 영진약품, 동성제약, 경보제약, 국제약품 등은 매출까지 역성장한 것으로 확인돼 상위 업체들과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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