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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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매출액에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기업 중에서 절반에 달하는 회사들이 지난 2020년보다 상품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외형을 나타내는 매출액은 해당 기업이 판매하는 품목을 직접 생산하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제품’과 ‘상품’으로 구분된다.

먼저 제품이란 제약사가 원료의약품 등을 이용해 직접 의약품을 생산하고 식약처에 허가를 받아 판매를 하는 품목을 뜻하며, 상품은 다른 회사에서 제조 및 허가를 받은 품목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상품매출은 주로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독점 계약을 맺어 매입한 뒤, 일정 마진을 붙여 되파는 형태다. 일반적으로 상품매출 비중이 높으면 판촉비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제품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높고 영업이익이 낮다.

팜뉴스가 2021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사 3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품매출 의존도는 35.6%로 전년(2020년) 37.6%보다 –2.0%포인트(p) 낮아졌다.

또한 제약사별 상품매출 비중을 들여다보면, 전체 30곳 중에서 상품매출 의존도가 줄어든 곳과 늘어난 곳이 각각 15개로 동일했다.

# 셀트리온제약, 20%도 안 되던 상품 의존도가 40%선까지 ‘UP’

기업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상품매출 의존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셀트리온제약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제약의 2020년 매출액은 2335억 6800만원이고 상품매출은 439억 4400만원으로 상품 의존도는 18.8%였으나 2021년 매출액 3987억 3800만원, 상품매출 1530억 5900만원으로 상품 의존도가 38.4%까지 늘어났다. 무려 19.6%포인트가 증가한 것.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품목인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와 항암제 트룩시마, 허쥬마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고, 특히 기타 상품이 2020년 5억 4500만원에서 2021년 1016억 6800만원으로 크게 증가하며 전체 상품매출 비중을 끌어올렸다.

셀트리온제약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높은 상품매출 의존도를 기록한 곳은 영진약품으로 집계됐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1960억 6700억원의 37.7%인 739억 4000만원을 상품 판매로 벌었다. 전년(29.5%) 대비 8.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최근 몇 년간 영진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17년 회사의 상품매출 비중은 17%대에 머물렀지만 ▲2019년 25.5% ▲2020년 29.5% ▲2021년 37.7%로 상품 의존도가 높아졌다.

다만,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의 이기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이러한 추세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진약품은 자사생산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을 모두 끌어올려 영업 생산성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상품 의존도 ‘80% 육박’ 제일약품…50% 넘는 곳도 5곳 이상

앞서 기업들보다 상품매출 증가 폭은 적으나 의존도 자체가 높은 기업들도 다수 존재했다.

그중에서도 제일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7006억 9300만원 중 상품매출이 79.9%를 차지한 5597억 4400만원을 기록하면서 조사대상 중에 상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상품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보니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저조한 편이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7000억원대를 돌파하며 10대 제약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05억 3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다만, 최근 들어 R&D 투자를 확대하며 체질 개선에 힘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일약품 측은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JP-1366’을 비롯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라며 “신약개발 역량을 확대해 상품매출 비중을 낮추고 자사 품목 비중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광동제약(2020년 68.2%→2021년 69.3% / 1.0%p↑), 유한양행(53.8%→58.4% / 4.6%p↑), 한독(54.5%→55.0% / 0.6%p↑), 경동제약(47.3%→53.2% / 5.9%p↑), JW중외제약(53.5%→51.2% / 2.4%p↓) 등의 회사는 상품 의존도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악사마다 강점이 있는 역량이 다르므로 각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매출 실현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라며 “상품매출과 제품매출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한쪽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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