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미국발 인플레이션 후폭풍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해외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주 역시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이어 6월에도 대부분의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더해 그나마 상승한 기업들도 상승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팜뉴스가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 155곳의 2022년 6월 주가 상승률과 시총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분기(4~6월) 내내 약세를 지속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제약바이오 기업 155곳 중 주가 하락을 기록한 곳이 무려 145곳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증시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종목 10곳 중 9곳은 월초 대비 월말에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165조 2831억원에서 152조 7300억원으로 12조 5531억원 가량 줄어 들었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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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앱지스, 알츠하이머 신약 L/O 기대감에 주가 'UP'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조사기업 중에서 지난 6월에 월간 주가상승률 1위를 차지한 곳은 이수앱지스로 확인됐다. 다만, 이마저도 세자릿수 주가 수익률 기록에는 실패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임을 보여줬다.

이수앱지스의 주가는 6월 2일 7530원에서 6월 30일 9940원으로 32.0%(241원↑) 상승하며 조사대상 중에 가장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시가총액은 2498억원에서 3298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이수앱지스의 강세는 회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ISU203'에 대한 국제특허 출원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지난 3월, ISU203의 공동개발자인 경북대와 전용 실시권 계약을 체결해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특허 출원)를 통해 국제적 권리 확보에 나섰고 이러한 소식이 투심을 자극한 것.

PCT란 전세계 150여개 나라가 가입된 특허협력 조약으로 1회 출원으로 PCT 가입국 전체 특허청에 직접 특허를 출원한 효과가 발생한다.

이수앱지스의 ISU203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 과활성화돼 있는 염증 유발 물질인 ASM(Acid SphingoMyelinase)을 저해하는 항체 치료제다. 주요 작용기전은 ASM의 활성 저해를 통해 신경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원리다.

회사는 지난해 동물실험을 통해 염증 지표 물질과 알츠하이머 지표 물질에 대한 생성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특허출원 발표가 투심을 자극한 배경에는 '라이선스 아웃(L/O, License Out)'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앱지스는 기술수출 진행에 앞서 특허를 통한 진입장벽을 구축해 비임상 단계에서의 조기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앱지스 측은 "경북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동물 모델 실험에서 인지퇴화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라며 "최근에는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를 통해서 결과의 재현성(再現性)을 확인해 객관적인 검증까지 마친 상태다. 조기 사업화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밝혔다.

# 셀트리온, 악재인줄 알았더니 호재?

이수앱지수의 뒤를 이어 6월 주가상승률 2위를 기록한 업체는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6월 2일 주가가 15만 7500원에서 6월 30일 17만 8500원으로 13.3%(2만 1000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시가총액은 22조 1709억원에서 25조 1270억원으로 2조 9561억원 가량 늘어났다.

6월에는 셀트리온에게 호재가 '연달아' 찾아왔다. 가장 앞선 소식으로는 지난 6월 13일부터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 2022'에 참가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 부스 내부에 미티공간과 프라이빗 미팅룸을 마련해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링 활동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미팅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 측에 따르면 바이오 및 케미컬 분야에서 신약 개발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른 호재로는 셀트리온의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CT-P16'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로부터 지난 24일(현지시간) '판매승인 권고' 의견을 받은 소식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글로벌 베바시주맙의 시장규모는 약 64억 1300만달러(한화 8조 3300억원)이며 그중 유럽 시장은 16억 1400만달러(한화 2조 900억원)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승인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는 배경이다.

셀트리온 측은 "이번 CT-P16의 판매승인 권고를 계기로 '트룩시마'와 '허쥬마'에 이어 세번째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라며 "강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존 제품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내용은 처음엔 '악재'인줄 알았지만, 되려 '호재'로 작용한 소식이다. 바로 셀트리온이 지난 6월 28일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흡입형 칵테일 치료제의 임상3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엔데믹이 전환됨에 따라 투자 대비 사업성이 결여됐고 이로 인해 임상시험을 지속할 동력이 상실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는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강세를 기록했다.

# 기술반환 소식에 주가 '울상'…인트론바이오

한편 앞서 회사들과는 대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며 약세를 기록한 종목들도 있었다.

지표 상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바이젠셀은 지난 5월에 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해 6월 8일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기준가(1만 2100원)가 설정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하락세를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따라서 지난 6월에 가장 큰 주가 하락을 기록한 종목은 바이오 신약개발 기업 인트론바이오로 확인됐다.

인트론바이오의 주가는 6월 2일 1만 7200원에서 6월 30일 8940원으로 -48.0%(8260원↓) 하락했고 시가총액도 5873억원에서 3053억원으로 2820억원 가량 증발했다.

회사의 주가는 6월 들어 소폭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6월 말에 회사가 2018년에 기술 수출했던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후보 'SAL200'의 권리가 반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인트론바이오는 지난 2018년에 글로벌 제약사 로이반트의 자회사인 라이소반트에 'SAL200'를 라이선스 아웃(L/O)했지만, 최근 이에 대한 계약 해지 요청이 있었고 인트론바이오가 이를 수용해 권리가 반한됐다. 전체 기술이전 규모는 9억 9250만 달러였으며, 이중 계약금으로 선지급된 1000만 달러는 반환 의무가 없다.

회사 측은 "SAL200은 올해 초에 미 FDA로부터 임상2상 승인을 획득해 실제 환자 투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이번 계약해지는 로이반트의 정책적인 결정으로 판단되며 SAL200의 기술적 문제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새로운 파트너사를 물색해 보다 좋은 조건으로 조속히 기술수출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의 기업 외에도 일동홀딩스(주가 3만 2700원→2만원, 주가수익률 –38.8%), 프로스테믹스(2만 3500원→1만 5250원, -35.1%), 녹십자엠에스(1만 1500원→7640원, -33.6%), 유틸렉스(1만 2850원→7640원, -31.1%), 일동제약(4만 4000원→3만 850원, -29.9%) 등의 회사가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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